거꾸로 읽는 세계사 - 거꾸로읽는책 3 ㅣ 거꾸로 읽는 책 3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다는 말이 있다. 우리 나라가 거쳐온 어두운 현대사 속에서 우리들에게 '강요되어왔던' 세계사들이 우리는 빛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그림자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정, 반의 논리를 살폈을때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 할 합의 논리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들어있다. 첫 장을 장식하는 드레퓌스 사건부터 우리가 어디선가 한번씩은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있는 인물과 사건이 나열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나 처럼 고등학교때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사회를 2학년 때부터 배우지 않는다.

이건 우리나라 교육의 맹점이라고 볼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현대사 부분이 늘 사회책 끝부분에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흐지부지하게 배워왔고 그나마도 어느정도 머리가 일깨워져 갈 무렵부터는 사회시간이 아예 없어진 것이다.

오로지 미디어에서만 보고 들었기 때문에 사실상 그 사건이 어떤 것인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그저 이름만 알고 있을 뿐인데, 이 책에서는 이미 학교에서 배워서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을 독자로 생각하고 있다.

저자가 의도한 것은 학교에서 가르친 관점과 내용을 반박하며 이런 면으로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인데, 아예 학교에서 배운게 없는 나로서는 사건, 인물에 대해 설명한 것 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설명한 이 책을 읽을 때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내가 어느정도 잘 알고 있는 사건들(예: 드레퓌스 사건, 호치민 이야기, 장제스 이야기 등등)을 가지고 보았을 때 (이 책은 벌써 나온지 10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그런지) 저자의 관점이 사실 별로 새롭지 않았다.

드레퓌스 사건이야 학교에서도 저자의 관점으로 가르치고 있으니 그렇다고 치고, 호치민이나 장제스 처럼 거의 다루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미 저자가 이야기 하는 식의 관점은 상당히 넓게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사실 '거꾸로 보는 느낌'을 줄 만큼 새롭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책의 가치가 빛나는 것은 80년대 말에 이렇게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용기가 있었던 작가의 의지와 현대사에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들이 이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의 능력 때문이다. 아직도 구시대 사회시간에 배웠던 일들에 대해 정부에서 가르친 '빛'만을 기억하고 있다면 정부의 관점에서 '그림자'였던 부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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