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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사기꾼들 - 노벨상 수상자의 눈으로 본 사이비 과학
조르주 샤르파크 외 지음, 임호경 옮김 / 궁리 / 2002년 11월
평점 :
사람들은 언제나 무언가 신비로운것, 과학이나 의학으로, 또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매력을 느낍니다. 요새 우리 나라에서 점술의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재미를 선사하는 마술과 달리, 사람들을 현혹시킬 수 있고 그릇된 사고를 하게 만드는 마법들도 요새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방송에서는 가끔씩 초능력자들을 직접 보여주겠다며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하고, 서점에는 버젓이 '마법책' 이 놓여 있으며, 사람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다는 마법 주문들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기도 합니다. 이런 과학적인 시대에 비 과학적인 것들이 떠돌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누구도 그것이 어떻게 해서 잘못 된 것이고 그저 속임수일 뿐이다 라고 이야기 하지는 못합니다.
이 책의 위력은 바로 그 곳에서 발휘됩니다. 과학적인 근거로, 통계수치와 여러 다른 눈속임수를 공개함으로써 우리가 그런 '신비로운 것'들을 맹신하게 되는 것에서 구해냅니다. 인간이 완벽하기 못하기 때문에 어떤 초월적인 것에 자꾸만 기대려 하는 본성이 있는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일수록 무언가 극복해 낼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죠. 전 이 책이 제게 있어 그런 역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책에는 약간의 한계가 있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역자의 잘못인지 저자의 잘못인지 이야기 전개를 너무 부실하게 했다는 점입니다. 재미있게 읽히도록 이야기를 못 쓰는 것 같더군요. 조금 더 머릿속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고 정말 이세상 모든게 과학으로 다 해결이 가능하구나, 이런 또다른 종류의 잘못된 믿음을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과학은 형이하학이지, 형이상학이 아닙니다. 물리학에서 만물의 이론(TOE)이 완성된다고 하여 세상 모든 것을 다 밝혀 낼 수 있고 인간의 사고까지도 분해가능한 것은 아니듯이, 과학은 사고의 도구적 역할을 다할 뿐이며, 과학이라는 도구로 우리가 사고를 이끌어 낼 수는 있어도 과학 자체로 사고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인간과 기계가 다르듯이 말이죠...
어쨌든 위에서 짚은 신비주의에 대한 맹신과 기계론적 사고 사이에서 줄을 잘 타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들 마음속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잘못된 신비주의는 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