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이 피었습니다 큰 스푼
김해등 지음, 이준선 그림, 최성환 감수 / 스푼북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은지 하루가 지나가건만,
다시금 이 책을 떠올리려니
내 귓전에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퍼지 것 같다.
"소금꽃이 피었습니다." “소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소금꽃이 피었습니다 _ 김해등

맑고 우렁찬 아이들의 목소리.
그 소리엔 기쁨도 묻어 있고, 한도 서려있는 듯 하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하얀 소금.
아마도 소금이 없는 집은 없을테다.
그러나 그 소금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서양의 역사가 아닌 우리나라 소금의 역사 말이다.

이 책은 작가의 고향인 신안의 비금도를 배경으로 삼고, 사실에 근거하여 지은 소설이다.
일제강점기에 겪은 우리 민족의 뼈 아픈 설움들이 잘 표현되어있기도 하지만,
난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전혀 몰랐던 소금의 진실들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신안군이 소금으로 유명한 줄은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 최대의 염전도 신안에 있다. 예전에 염전으로 사용되었다던 터들도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봤었다. 요즘엔 염전 체험도 인기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햇빛과 바람을 이용하여 천일염을 만든 것은 해방 이후의 일이었다는 것은 몰랐다.
그 전에는 이 글 속의 주인공들처럼 염막에서 뜨겁게 불을 피워 소금물을 끓여서 소금을 얻었다고한다.
소금에 관한 '염 관리법'도 1960년대 이후에 생겨났고, 소금수입의 자유화는 그것보다도 한참 뒤인 1997년에 이루어졌다. (개인적으로 검색해 본 사실임)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저자 자신이자 책 속 주인공인 진모는 일제의 억압과 탄압에 맞서는 용감한 어린이다. 몰락한 아버지를 부끄러워하기도 했지만, 자립심과 도전정신이 강한 진모는 어른들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진모아버지도 염주(염전의 주인)에게 8할 이상의 소작료를 빼앗기느니 '소작쟁의'를 하는 게 낫다며 일제탄압에 반기를 든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아버지가 잡혀가던 다음 날,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해방하고 아버지도 풀려난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떠난 조선의 땅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피폐해진 국토와 지쳐버린 국민들, 어수선한 정세는 국민들을 더욱 굶주리게 했고, 그들 속에서 서로를 물어뜯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디든 나쁜사람이 있으면 좋은사람들도 있는 법.
희망을 놓지 않은 사람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한다. 그 아득한 여정을 헤쳐나가는 모험선 앞에 진모가 있었다면 알게 모르게 뒤에서 힘을 보태주고 방패막이가 되어주었던 진모아버지와 그의 지인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결국 '소금꽃을 피운다.'
환한 희망을 의미하듯 단단해진 염전 위에 '소금꽃이 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