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 우리들은 자라서
차홍 지음, 키미앤일이 그림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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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락모락 #문학동네 #차홍


‘내 머리카락이 나의 일생을 이야기해주는 아름답고 감동스런에세이’


📒모락모락 (우리들은 자라서)
▫️글: 차홍
▫️그림: 키미앤일이
▫️ 문학동네 @munhakdongne


처음 몇장을 읽는 동안에도 눈치채지 못했다.
머리카락이 그 주인에게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페이지마다 윗쪽에 적힌 커다란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하지만 4살 이야기부터 바로 알 수 있었지.
‘나는 한자리에서 평생 일곱 번 정도만 자라.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 해.’ 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말이야.


🌱 태어나는 순간부터 100세 생일을 맞이할 때까지 머리카락은 자꾸 자신의 주인에게 말한다.
꼭 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사람들 사는 모습이 참으로 비슷한 게 많나보다. 덕분에 아주 많이 공감하고 중간중간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지.




📖 이 책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 장면들을 꼽아 짧게 정리해보면..

👶🏻머리 감는 게 무서웠던 5살.
👧🏻풍선껌을 씹다가 머리카락을 자르게 된 8살.
🧒🏼친구때문에 속상해진 12살.
🤦🏻‍♀️여드름을 숨기려고 앞머리를 잘랐던 17살.
👱🏻‍♀️병아리 털처럼 머리를 샛노랗게 탈색하게 된 20살.
👩🏻가족이 아닌 친구들과 처음 여행을 떠난 26살.
👰🏻‍♀️상상했던 것보다 빠르고 싱겁게 끝나는 결혼식이 있던 32살.
🤱🏻솜털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뜨거운 덩어리가 내 품에 안겼던 35살.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41살.
👩🏻‍🦳너무 빨리 자라는 흰머리 때문에 속상했떤 46살.
🧑🏻‍🦰두피에 열이 나고 머리숱이 줄어들던 54살.
🧑🏼‍🦳예쁜 아이의 할머니가 되었던 64살.
요양 보호사 자격증에 도전하려고 다시 학생이 되었던 70살.
👱🏻‍♂️남편과 거울을 보니 형제처럼 보였다는 84살.
🧓🏻반쪽을 잃어머린 86살.
👵🏻처음으로 내 머리카락에게 말을 걸어 본 99살.




아…나는 아직 그 중간도 못 갔는데.. 운이 좋게도 이런 책을 만나서 내 머리카락에게 일찍 말을 걸어볼 수 있게 되었네.
그리고 귀찮기도 했던 내 머리카락을 좀더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다뤄야겠다는 생각도 들고말야.

처음에는 이 책이 뭐길래 #작가이름맞추기 같은 미션을 하나 의아해했다. 하지만 이제는 출판사의 의도를 제대로 알 것 같다! 와… 감동…!😍👍🏻 머리카락이 글의 화자가 되다니..! 게다가 다 읽고나면 나도 모르게 내 머리카락에게 말을 걸게 된다. ‘여태 내 곁에서 고생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하고..
세계적인 헤어디자이너 #차홍 님🙏🏻 머리카락에 진심이시군요^^ 게다가 글도 이렇게 담백하게 쓰시다니.. 이젠 작가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어요~

다 큰 것만 같은 우리집 사춘기 소년(13살)에게 16살 페이지 부분을 읽어주니 머리에서 냄새나는 이야기에 대 공감을 하며 1살이야기부터 몽땅 읽어달라고 한다. 목이 아파서 1살부터 스무살까지만 읽어주고 내일 더 읽어주기로 약속^^
‘엄마~ 이 책 너무 좋다~’
사춘기 소년에게서 나오는 감탄사!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지는 포근한 자장가 같은 문장들 🎵




좋았던 문장들 몇 줄 더 공유할게요.

🖊”이런 얘기를 하는 난 아직도 어린애지?”
엄마는 너를 보며 부드럽게 웃으며 말해주네.
“속마음을 이야기한다는 건 어리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거야.” <12살>

🖊엄마는 햇살 아래 빨간 앵두를 하나하나 따서 노란 소쿠리에 담았어. 그러고는 흐르는 찬물에 씻어 너의 입에 쏙 넣어줬지.
“엄마, 쓴데 달콤해.”
엄마는 쏟아지는 햇빛을 등지고 웃으며 너에게 얘기해.
“나중에 신기한 걸 더 많이 알게 될 거야.” <14살>

🖊”머리 스타일은 단지 누구에게 보여주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나타내는 일이자 소중한 자신을 가꾸는 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거야.” <29살>

🖊아들이 군대 가는 날이 내일모레야. (중략) 눈물을 꾹 누르며 잘생긴 스님 같다고 다시 얘기를 하니 아들이 웃고, 결국엔 둘이 함께 글썽이며 웃네. 너는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 같아. <55살>

🖊너는 엄마를 모시고 미용실에 들렀어. (중략)
“엄마, 다음에 또 오자. 지금도 좋지만 아직 해야 할 예쁜 머리들이 많이 남았어.” <57살>

🖊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을 했어. 머리카락도 나무도 사람처럼 서로에게 공간이 필요하다니 신기하다고 말야. <67살>



공유하고 싶은 문장이 정말 많지만 글자수 제한때문에 여기까지요!

나의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반성하며 멋진 미래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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