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후세에게 지구를 물려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내가 지구에 살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뭐라도 해야한다. 하다못해 벽에 대고 소리라도 질러야 한다.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 남아야 한다.”우리는 더 이상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논의할 단계는 넘어섰다. 1960년대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으로 인간들의 오만함과 ‘과학’의 어두운 면들이 제대로 드러나면서 ‘환경오염’에 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내가 국민학교 시절이었던 1980~90년대에도 환경보호에 관련된 수많은 캠페인들이 있었고, 지구환경위기에 관한 과학자들의 심각한 경고들도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그 긴 시간동안 인류는 어떠한 위기의식도 느끼지 못한 것처럼 행동해왔다. 혹은 알면서도 여러 정치적인 장벽에 막혀 실행되지 못한채, 너무 많은 시간과 기회들을 허비해버렸다.그리고 우리는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고, 이제는 예방이 아닌 이미 변해버린 지구에 적응해야할 방법을 찾아나서야만 한다.이 책은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입장이 아닌, 이미 배출되어버린 탄소를 포집하여 없애거나 지구온도를 낮추는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등 뭐라도 해보려는 과학자들과 환경운동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인간의 편의와 지구사용을 위해 저질렀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시 지구를 통제하려던 수 많은 행동들(ex. 아이아잉어떼를 막으려고 설치한 전기장벽이나 뉴올리언스에 건설한 제방들)은 단기적인 해결책이었을 뿐 더 큰 재앙과 문제점을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그 어떤 환경 다큐멘터리보다도 실감나는 이 책은 지금 당장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지구 변화를 과장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읽는 내내 내가 알고 있던 지구의 존폐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 두려움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도 알게해주었다.“하지만 인간은 창의적이다. 사람들은 미친, 그러나 대단한 아이디어를 내고 때로는 그런 아이디어가 실현되기도 한다.”내가 관심있었던 지질학적인 내용과 생물진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우리는 ‘화이트 스카이’가 아닌 ‘블루 스카이’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