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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를 신은 피노키오 - 세계 인형극 축제 속에서 찾은 반딧불 같은 삶의 순간들!
래연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10월
평점 :
나는 순전히 내가 잘 몰랐던 ‘인형극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프랑스 사람들이 열광하는 인형극은 어떤 색다름이 있는걸까?
그렇게 작가 래연의 ‘샤를르빌 세계 인형극 축제여행’을 따라 나섰다. 그녀가 들려주는 인형극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책에 실려있지 않은 다른 장면들마저 머릿속에 가득 채워지고, 귓가에 음악이 들려오는 듯한 착각을 일었다. 정말이지 나도 어느정도는 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그녀의 발자취를 바짝 쫓아가고 있던 중,,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꼭 그녀가 공연을 다 보고서 숙소에 돌아와 들려주는 어린시절 이야기처럼 들렸고, 그 내용은 낯선 인형극 이야기만큼 재밌고 흥미로웠다.
책의 절반 정도를 읽었을 때부터는 나는 온통 그녀의 이야기에 몰입된 상태였다.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자아를 건드린 느낌이랄까? 어린 시절 내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이유모를 슬픔이 닥쳐왔다. 그렇게 나 스스로 마주하지 못할 많은 아픔들이 마음속 뒷방에 꼭꼭 숨겨져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슬픔을 머금은 인형, 아파하는 인형, 서러웠던 인형, 부끄러웠던 인형, 무섭고 두려웠던 내 마음속 인형들이 기다렸단듯이 쏟아져나왔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나와 닮은 점이 많은 래연님의 솔직한 이야기가 많은 위로가 되었다.
여전히 어른들 마음속에도 남아있는 어린이의 마음.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자유를 허락받아야할 그런 마음들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작가 래연님이 사랑하는 말없는 인형들에게 눈길이 갔던 것일까?
운명처럼 다가온 여행에세이 그 이상의 책!
많은 독자들이 저처럼 잊고있었던 ‘내 안의 인형’을 발견하시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