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추천 #에세이 #자기계발서 <<엄마 팔자는 뒤웅박 팔자_다이애나 킴>>이야기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작가의 어머니의 어머니 이야기부터 3대에 걸친 이 소설같은 인생사는 읽는 내내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감내해야했다.옛 어른들 말에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있었는데 ’뒤웅박은 박을 타지않고 꼭지 언저리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한다.’옛날엔 이 뒤웅박에 쌀이나 곡식을 넣어 처마 밑에 걸어두곤 했는데, 부잣집에선 쌀 같이 귀한 것을 담고 가난한 집에선 여물 따위를 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내용물에 따라 뒤웅박의 값어치가 달라졌는데 여기서 ‘뒤웅박팔자’란 말이 생겨난 것이다.분명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어머니이자 아내인 여자들이었지만 모든 사건과 결말이 그 여자들과 연관되어 있는 남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지는 기가 막힌 스토리다. 이쯤만 들어도 이 책의 제목이 왜 #엄마팔자는뒤웅박팔자 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사실 책을 절반정도 읽었을 때만해도 제목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자식들과 타인의 시선 때문에 무조건 참고 인내하며 살아가야만 했던 그 시절의 어쩔 수 없는 여성들의 흔한 이야기 쯤으로만 짐작했다.하지만 이야기 속 “어머니”는 그렇게 부조리한 사회적 억압과 성차별을 참고만 살아온 일반 어머니들과는 차원이 달랐다.희망이라곤 없어보이는 그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었고 목표가 있었다. 이해할 수 없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 틈에서도 상황만 탓하며 인생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여성으로서는 도전이라는 자체가 어려웠던 그 시절에 홀로 사업을 일으키고 성공시켰던 그녀의 노하우와 정신력이 매우 궁금했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호기심도 일었다.남편 복이 참 없었던 3대의 여자들은 얼음처럼 차갑고 칼같이 날카로운 인생길을 각자 헤쳐나가야만 했다.하지만 그녀들은 여자 팔자가 꼭 뒤웅박 팔자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쓰러지면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각자의 목적지를 위해 끝까지 달린다.조그마한 실패와 시련에도 쉽게 좌절하고 상처받는 우리 세대의 젊은이들이 이런 책을 읽고 용기와 희망을 얻으면 좋겠다.물론 주인공들이 겪은 이 엄청난 고난과 역경은 겪지 않아야 하겠지만,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며 얼마든지 극복해나갈 수 있는 문제라는 걸 깨닫길 바래본다.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적지않게 놀라며 마음이 아팠다. 내가 어렸을 때만해도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아이들의 마음따윈 묻지도 않은 채, 그저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어린 나이에 유학도 보내고 친척집에 보내거나 자취를 시키기도 하였다.그리고 물심양면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고 열심히 사셨다.하지만 그게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다는 것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서야 깨닫게 된다. 아이들과의 추억하나 만들 시간도 없이 그저 경제적 뒷바라지를 하다가 어느새 아이도 크고, 부모도 늙어버리고 만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가 그게 정답인 것처럼 모두를 몰아세웠던 시절이었다.하지만 저자이자 주인공의 둘째 딸인 혜미가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원하는 건 그저 부모의 사랑을 느끼며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거다.끝부분에 실린 활짝 웃고있는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서 코끝이 찡해왔다. 사진 속 여인은 고생이란 건 모르고 자랐을 것 처럼 밝고 아름답기만 하다. 미국 변호사란 타이틀과 그녀의 외모만 보고서는 이런 인생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잘 이겨내서 지금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선 그녀가 너무 멋지면서도 안스러운 마음에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마음을 담아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손바닥에 불이 나도록 박수를 쳐주고 싶다.그리고 자식을 위해 애쓰신 우리 부모님께도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잘못된 방식의 사랑 때문에 부모자식간에 오해가 생기고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참 많다. 특히 자식들은 부모님이 처해있던 상황과 입장을 잘 모르기에 그들의 잘못된 행동과 결정에 반감을 가질수 밖에 없다.이제라도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