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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초등학생 공부시키기 - 아이들의 입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말이 터지게 하는 28가지 학습지도 솔루션
고봉익.오혜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목표 설정이나 플래너 사용법에 관한 1장은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일기, 미디어 관리력 등을 다루고 있는 2장 “생활습관이 잡히면 공부도 잡힌다”는 실천해 볼 만한 제안이 많았습니다. 엄마인 저부터 시간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시간 관리의 개념을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가 됩니다.
3장 “아이가 이러니 엄마가 미쳐요”는, 그동안 쬐끔이지만 아이 공부 시키면서 느꼈던 답답함을 많이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그동안은 아이가 10분 책 보고는 공부 다했다고 할 때, 모를 만한 부분을 물어보며 “다 한 거 맞아?” 하고 비아냥대기 일쑤였어요. 책을 읽고 나니, 아이로서는 정말 공부한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몰라서 그저 동화책 읽듯이 하고는 나름 공부 다했다고 말한 거였구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내 비아냥이 아이를 얼마나 좌절하게 만들었을까, 공부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줬을까 안타깝지만 지금이라도 깨닫게 됐으니 다행입니다. 그 외에도 “강의해 보기” 공부법, 필기법, 오답노트, 예습 복습, 연습장 사용 등에 관한 내용들은 앞으로 아이 공부를 지도해 나가는 데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엄마들이 애 공부 가르친다고 할 때, 딴 짓하는 애 답답해 하면서 엄마가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학교 다녔을 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1등 했겠다.” 이런 말이 절로 나오지만, 딱히 뭘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몰라서입니다. 3장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친다는 건 엄마가 과목별 선생님이 된다는 게 아니라 여기서 알려주는 공부 방법을 아이가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겠다 싶었습니다.
4장 “아이와 싸울 수밖에 없는 엄마들”에서는 정보전쟁으로 자칫 근시안적이 되기 쉬운 요즘 엄마들에게 아이 교육에 있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가장 밑줄 칠 부분이 많았습니다. 방목의 울타리 원칙에 3장의 공부방법들까지 들어가면, 아무리 한 번에 하나씩이라고 해도 “지나친 간섭” “잔소리”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으면서, 그 실천이 어려우리라 생각되긴 했지만요.
4장까지 읽고 책장을 덮고 나니, 초등학생을 공부시키자면 “왜 공부 안 하느냐?”고 소리치거나 화내지 말고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부터 살펴보라고, 진정한 공부는 그 다음에야 가능하다고 말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칫 시작도 안 해보고 식상한 전쟁이 될 뻔했던 우리 아이 공부 문제를, 이렇게 숨고르고 다시 시작하게 해 준 이 책이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