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붕어 하킴 현암아동문고 43
박윤규 지음, 송교성 그림 / 현암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하킴은 '하늘지킴이'를 줄인 말이다. 숨은하늘은 우리나라 민물고기들의 힘겹게 삶을 이어나가는 호수이름이다. 그리고 버들붕어 하킴은 인간과 외래종 물고기로부터 그곳을 지켜내야하는 으뜸싸움치인 것이다.

<버들붕어 하킴>은 하킴이라는 민물붕어를 통해 우리나라의 민물고기들이 처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외래종에게 잠식되어 가는 연못과 호수들, 그리고 그나마 최후의 보류라고 여겼던 숨은하늘마저 인간의 개발에 의해 존폐의 기로에 선다.

바다로 나가야 하지만 댐 때문에 길이 막혀 나가지 못하는 뱀장어. 오염된 물로 인해 기형적인 몸으로 태어나 분노와 절망을 안고 사는 물고기들. 외래종인 베쓰와 불루길로부터 고향을 지키려는 토종 물고기들의 사투 등 우리나라 민물고기들의 생존은 힘겹기만 하다. 하지만 더 이상 토종 물고기들은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이들이 인간을 향해 반격해 온다면 우리는 무슨 말로 이들을 달랠 수 있을까?

이 작품이 단지 상상력으로 쓴 동화가 아니라 실제 우리나라 민물고기들이 처한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래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생명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바다거북의 말을 이해하고 느끼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인간과 동물은 더 이상 주종관계가 아닌 공생관계임을 깨달아야 하는 시점에 우리는 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민물고기를 다룬 내용이라서 지은이가 사전 조사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민물고기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우리나라 민물고기에 대한 정보를 미리 책 앞 부분에 배치해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자연스럽게 한번 훑어보게 했다. 또 뒷 부분에 말풀이 사전도 달아 놓아 자칫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전문용어를 설명해 주고 있는 점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배려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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