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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 예담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미술에 각별한 애정을 지닌 한 수녀가 영국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면서 본 걸작들에 대한 감상을 기록한 책이다. 현학적이고 난해하지만, '전문적'이라는 갑옷으로 무장한 미술평론가들의 비평에 익숙한 요즘의 일반 관객들은 스스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었다. 또한 작품의 진실성이 무엇인지, 우리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볼 틈 역시 없어졌다. 그러나 웬디 수녀의 글을 읽다보면 일반 관객과 같은 눈높이에서 작품을 감상하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고, 그러한 점이 이 책을 여타의 미술 평론집과 구별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웬디 수녀 역시 미술에 관해서는 전문가이다. 그러나 그녀는 권위를 가지고 이것은 이런 것을 나타낸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녀는 작품 안에서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부분을 지적하고 그것이 어떤 의미일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전문가지만 전문가 같지 않은 시각이 진짜 전문가에게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한가지 지적하자면 그림을 책의 크기에 맞게 축소해서 싣다 보니 웬디 수녀가 지적한 부분이 세세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