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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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부분을 읽을때 쯤에야 저자 요네하라 마리가 2006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역시 전 곰입니다. 이렇게 눈치가 없다니..아마 전에 읽은 마녀의 한다스를 보고 나서 유심히 검색했으면 다 알 수 있었을 텐데요.
제작년쯤에 마녀의 한다스를 읽고 '와 내가 재밌는 작가를 찾았어(!)'라며 기뻐했건만 그때 이미 돌아가셨네요.
겨우 오십대인데요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만 몰랐지 요네하라 마리는 일본에서는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린 빅마마같은 분이었네요.


아주 늦었지만 다시는 그녀의 신간을 볼 수없음에 안타까와해봅니다.
마녀의 한다스보다 이책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에세이를 많이 쓰는 작가들이 흔히 쓰는 주제에 묻어가는 안이한 글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빌브라이슨 아저씨를 좋아하지만 아프리카 여행기 같은 책과 나를 부르는 숲처럼 완전 다른 함량의 글을 쓰기도 하자나요. 물론 전자가 엉망인 쪽.

먹기위해 사는 쪽과 살기위해 먹는쪽, 역시 전 먹기위해 사는 쪽입니다. 집에서 빵까지 구워먹고(집에서 만들어 먹는 쪽이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여행계획에는 반드시 맛집순례가 끼어있는, 먹기위해 사는 다소 속세의 족속입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식탐이 많고 대식가라는 것도 더 정이 가네요.

앞부분에 있는 에피소드 중에 재미있는 것이 많습니다.
러시아 의 여행자의 아침식사 통조림이야기, 터키의 과자얘기(이건 정말..어떻하던 찾아서 먹어보고 싶게 한다니까요), 뒤에서 재밌었던 부분은 영하 50도의 얼음낚시이야기! - 낚은 즉시 몇초안에 얼어버리기 때문에 생선을 대패로 밀어서 빙수처럼 먹는다고 하네요. 브라보!


일본 요리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진짜 맛을 알 수 없는 것이 한없이 아쉽게 마리여사의 글은 너무나 감칠맛납니다. 그림이 아는만큼 보이듯이 맛도 먹어본만큼...^^

간만에 하루만에 한권 읽었습니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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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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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계속 요네하라 마리의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는 일본인인 저자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를 다닌 프라하의 학교에서의 친구 3명과 어른이 된 이후에 흩어져 사는 그들을 어렵게 저자가 찾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책은 3부로 나눠져있고 그리스계인 라차, 루마니아의 아냐, 유고슬라비아의 야스나 순서로 쓰여져 있습니다.

프라하 소비에트 학교는 러시아어로 수업을 하지만 교실안에는 체코 말고도 동구권의 다양한 나라의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고 그 안에서 소녀 마리의 경험은 우리가 상상도 하지 않았던 공산주의의 장점과 다양한 모습에 놀라게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산국가의 모습은 너무나 이차원적이어서 이책을 읽고서는 새삼 얼마나 우리가 미국중심의 나라에서 살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시험을 논술식으로 보는 학교, 문학작품을 다이제스트 본으로 읽지 않게 하는 학교, 사서가 책을 돌려 받을때 책의 내용을 물어보는 학교 소비에트학교는
주입식 교육을 하는 우리나라와나 일본의 학교와는 정말 다릅니다.
책의 제목과 대강의 내용만을 알아도 되는 시험 대신 모든 작품을 원본 그대로 읽고 발표를 한다니, 정말 멋지지 않은지.

활달한 라차의 얘기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공부를 그리 싫어하던 러차가 의사가 되고 어릴적부터 바람둥이었던 라차의 오빠가 인생후반기에 여자때문에 패가망신한 이야기는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두번째 얘기부터는 그저 해외토픽으로만 듣던 이름들이 자주 나옵니다.
루마니아의 아냐는 놀랍게도 차우체스쿠의 심복인 아버지를 가져서 해외로 도피성 유학과 결혼을 했습니다. 아냐가 꼭 우리나라가 해외여행 금지시절에 고위층자녀들은 해외 유학을 보낸 케이스와 비슷해서 더 짜증이 났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누린 혜택을 당연시 여기는 것도 똑같구요.

세번째 얘기의 야스나, 아마도 저자 마리는 이 친구를 죽을때까지 걱정했을것 같습니다.
야스나는 마리의 청소년기의 베프였던것 같습니다. 사춘기때는 친구들을 서로 숭배하죠. 아마도 둘은 그런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집안환경은 공산주의 사회에 만연한 고위당원의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올바른 분위기였고 그녀 또한 용기있고 똑똑한 소녀였습니다. 나중에 찾은 유고는 내전으로 엉망이 되어있었고 천신만고 끝에 찾은 친구는 공습을 두려워 하며 살고 있습니다. 야스나의 아버지는 심지어 유고의 대통령이라니. 요네하라 마리에게 동구권의 뉴스는 친구의 안부였을 것 같습니다.

읽었던 요네하라 마리의 책중에서도 가장 흡입력있고 소설처럼 드라마틱한 에세이입니다.
이런책은 정말 머리 아프지도 않고, 읽기 어렵지도 않고, 나쁜 내용도 없고 심지어 감동적이고 남는 것까지 있습니다.
양서발견! 음 지하철 독서가같은 분들이나 공부하거나 머리지치실 때 읽을 책이 필요한 일상의 독서가시라면 정말 강추입니다.

요네하라 마리 님

미녀냐추녀냐도 저번주에 읽었습니다. 첫 에세이인 이 미녀냐추녀냐에서 보여지는 중언부언하는 습관이 이 책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발전하는 글, 아마도 글을 쓰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은듯해서 그녀의 열정적인 삶에 존경이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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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배명훈 지음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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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 극찬을 믿고 오멜라스도 믿고 산 오랜만의 한국작가의 글이다.
한나라가 한 초대형 건물이고 우월한 그 건물의 밖이 바로 다른나라와의 국경이라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이 책은 전제로 써진다.
그 타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옴니버스식으로 묶었다.

배명훈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다. 또 우리의 현실과 묘하게 얽히면서 부조리한 사회고발까지도 올바르다.
난 이렇게 사고하는 작가를 좋아한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큰 점수를 줄 수 없다.
글은 쉽게 쓰여졌지만 읽다가 끊기곤 한다.
' 아 이건 어떤 사건을 패러디 한거지? 이 부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어떤 부류일까?, 권력의 개는 실제 인물일까 언론을 싸잡아 말하는 걸까?'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스토리에서 자꾸만 독자는 빠져나온다.
잃어버린 연인을 찾기위해 위성지도를 웹사이트에 올려서 수많은 네티즌들이 연인의 상처입은 몸을 샅샅이 찾는다든가 첫번째 에피소드인 권력이동연구같은 것은 정말 새롭다. 그런 생각을 어떻게 해냈을까?
하지만 자꾸만 우리나라의 상황과 우리가 아는 사람들과 이 이야기들은 너무나 겹친다.
조금이 아니라 너무나.
안타깝게도 이런 거리감은 소설에서는 절대 유리한 느낌이 아니다.
이야기는 푹빠져서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읽는 맛인건데.

아쉽지만 다음작품은 서점에 가서 살짝 읽어보고 사와야 할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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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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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랄랄라 하우스를 다시 읽었다.
사실 읽었다는 걸 까먹고 다시 꺼내서 보다보니 재미있다. 망각이란 !
 

 김영하의 글은 내게 글을 쓰고 싶게 한다. 어쩜 글쓰기를 이리 즐겁게 해내시는지.
글쓰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이는 김영하의 글은 내게, 어서 한자라도 써보렴~ 등을 떠민다.
난 단순한 앞부분의 고양이 얘기들이 가장 재미있었다. 
대화를 전제하지 않고 쓴 그의 소설들은 주제를 파고들기는 하지만 답답한 느낌이 가끔 든다.
이런 산문처럼 재기발랄하지 못하다. 가벼운 세대의 가벼운 취향이다. 
장편소설을 쓰는 고난은 엄청나겠으나 그의 이런 짧은글을 읽을때면 이쪽이 낫구나...하는 생각도 미안하게 든다. 
 

하루키의 글을 읽으면 또한 글을 쓰고 싶어지는데 그건 김영하의 그것과는 좀 다른 종류이다.
너무나 많은 상념들이 일상에 파묻혔던 감정들이 다시 떠올라 괴로워서 글을 쓰게 하는 것이다.
둘의 공통점이라면 정말 약간 신들린듯이 써내려간 듯한 느낌이라는 것일까.

서점에 가니 1Q84의 3권이 일본어판으로는 나와있더라. 번역은 아직인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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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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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소설속에 여주인공은 가난하기도 사납기도 헤프기도 하지만 결국은 미인입니다.

박민규는 이 소설을 수많은 미녀를 위한 책들과 자신을 비롯한 미추를 보는 매우 불공정한 시선을 속죄하듯 썼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소설속의 여주인공의 편지에 쓰인 추한 얼굴을 가진 여자가 세상에서 받는 정말 더 추한 대접에 대한 세세한 묘사는 그 모든 아름다운 여주인공이 나오는 소설들보다 저를 더 슬프게 했습니다.

소설은 뒷부분의 반전에서 약간 뒤통수를 칩니다. 문학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좀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늙음으로서 이제 추함이 가려져서 행복한 여자는 계속 행복하겠죠.
나이가 들면서 어렸을때 우리를 지배했던 미의 힘과 권력이 사라지는 것은 저도 느끼니까요.

내가 내 얼굴이 아니라도 나를 사랑해줄수 있어?
그건 이미 네가 아닌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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