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백남준 -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말하는 백남준과 함께한 삶, 사랑, 그리고 예술
구보타 시게코 지음, 남정호 옮김 / 이순(웅진)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 출처 : http://www.sisafocus.co.kr/news/view.php?n=35965&p=1

나 역시 많은 70년대 태어난 다른 사람들처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도무지 알 수 없는 TV쇼 덕분에 백남준을 알게 되었다.
미스터 오웰의 오웰이 누군지 티비에서 설명해줘서 왠지 유식해진 느낌이 든 나는 뭔가 봐줘야 하는 느낌으로 뉴스에서 편집된 쇼를 봤고 '봐도 모르겠다...@.@'라는 마음으로 감상을 마쳤던것 같다. 대부분 그렇지 않았을까?

뭔가 어수선했던 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군사정권, 우리는 그런 전위예술에 대해 아무런 지식도 즐길 여유도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 가 한국인이 아니었다면 그 쇼는 우리나라에서 방영되지도 뉴스가 되지도 못했을테지만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인이 너무도 없던 그 때 그는 우리의 문화수준과는 상관없이 한 아티스트이기 보다는 자랑스런 한국인이고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사람으로 더 각인되어졌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중
사진 출처 : http://www.body-pixel.com/tag/george-orwell/

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에 관심이 자연히 생겼어도 어린 내게 귀를 자른 고호나 온몸이 만신창이인 상태로 그림을 그린 프리다 칼로같은 작가에 비해 티비를 이용한 비디오 아티스트는 왠지 경박스런 느낌도 들었다.

그러다 2000년대 초 호암갤러리에서 백남준전을 보게 되었다.
작 업했던 국내 작가들의 도록 때문에 설치미술이라는 장르에 대해 겨우 아는 정도인 내게 백남준전은 정말 멋지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중 'TV정원'은 정말 미술책에서도 봤던것 같은데 실제로 보는 것과는 그 느낌이 정말 달랐다. 당연하다. 그는 비디오 아티스트였고 책의 스틸컷은 그 조명과 음향을 전달하지 못한다!

티비 정원 내가 봤던 호암에서의 설치는 이것보다 더 천장이 높고 깊이감이 있었다.
사진 출처 : http://blog.ohmynews.com/seulsong/tag/TV%EA%B3%A8%EB%A0%A4%EB%A8%B9%EA%B8%B0


백남준의 부인인 구보타 시게코와 남정호씨가 공저한 나의 사랑, 백남준은 아티스트의 개인적인 면을 부각시킨 책이다. 구보타 시게코 역시 비디오 아티스트이고 그래서인지 의외로 더 객관적인것 같기도 하다. 젊은 시절의 백남준 얘기도 재미있었다. 남편이 하는 야한 퍼포먼스를 보는 부인의 마음도 백배 공감. 소호의 탄생에 백남준이 한몫 했단 얘기도 재밌었다.

젊은 시절 그의 사진을 보고 든 생각인데 아 역시, 무지 부티난다.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465136

용인에 있다는 백남준아트센터에 이번주라도 꼭 가봐야 겠다. 다시 그의 작품을 보고 싶을 만큼 이 책은 괜찮다.
문장도 매끄럽고 이야기의 정리도 잘 되있다. 좋은 책을 읽었다.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작품 TV부처
사진 출처 : http://www.mediamob.co.kr/HeadLineView.aspx?ID=3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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