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슬픈 세상의 기쁜 말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 위고 / 2021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드디어 다 읽었다.
나의 단어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오늘부터 천천히 나의 단어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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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적은 인상 깊은 문장은 남의 일기장을 읽는 것 같았다. 얼굴도 모르는 아이의 마음 한복판에 별안간 서 된 듯하다. 학교에서 전교생의 독서토론 수업을 이끌고, 수 백명을 독서동아리에 발을 들여놓게 하고도 미처 몰랐다. 인상 깊은 문장을 쓰는 것이 마음을 들키는 결정적인 방법이라는 것 말이다. 마음의 맨살이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몇 글자 안 되는 문장에 가슴이 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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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는 알게 되었다. 다섯 번째 생에서 나를 절망에 빠뜨렸던 그 질문, 나를 사랑하느냐는 그 질문이 사실은 무의미하고 공허한 덫이었다는 것을.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었다. 사랑이란 매일 함께 있고 싶은 것, 모든 것을 알고 싶은 것, 끊임없이 생각나는 것이라고. 물론 어느 부분에선 옳았지만, 그것들은 사랑이라는 거대한 우주의 아주 작은 별 하나에 불과했다. 별 하나가 없다고 해서 우주가 우주가 아닌 것이 되지 않듯이 사랑도 그랬다. 사랑을 무엇이라고 정의해버리는 순간, 사랑은 순식간에 작아지고 납작해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가 해야 할 일은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저 수천만의 행운이 겹쳐 만들어낸 오늘을 최대한 즐기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
때문에 나는 다음번 생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그저 바라는 것은, 내가 떠난 뒤에도 그 애가 좋은 곳에 있기를.
그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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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구나, 깨달았다.
그래도 괜찮었다.
좋은 곳에 가라.
이상하게도 마지막 순간에 떠오른 말은 그것이었다.
좋은 곳에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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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언제 와도 좋구나."
엄마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듣고 알았다. 이들이 뭔가 특별히 좋은 일이 있어서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저 때가 되어서, 다시 올 수 있을 때가 되어서 온 것이었고 두 사람 다 그때가 오기를 조용히 기다려왔다는 것을.
그것이야말로 내가 마음 깊이 바라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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