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고작 계절
김서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품절


읽다보니 끝까지 읽게 되네요.



내가 나에게만 중요하다는 사실은 가끔 너무 잔인하고, 

 다행이다.



"뭔가를 되돌리려고 하는 게 아니야.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니까 화를 내는거야."



"너를 꼭 하나로 조합할 필요가 없으니까. 넌 다양해. 그게 우리 같은 사람의 장점이야. 이도저도 아니어서 자꾸만 부딪히고 쪼개지지. 산산조각 나는 게 취미인 셈이야. 하지만 내가 25년간 여기 살면서 배운 건, 그 상태로 있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누가 밟고 가도 그 자식 발이나 다치겠지, 뭐."



 한나의 선물은 좋지도 싫지도 않았다.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이었지만 너무 파란 탓에 위험해 보였다. 그걸 입고 물속에 들어가는 건 비가 내리는 밤길에 까만 옷을 입고 까만 우산을 쓰는 격이었다. 사람들이 가라앉는 한나를 보지 못한 것처럼 나도 어딘가 별로 깊지도 않은 곳에 가라앉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물에 들어가는 대신 거리를 쏘다녔다. 모두가 나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어디로 뛰어도 가라앉지는 않을 곳에서 끝도 없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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