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긱 웨이 - 초격차를 만드는 괴짜들의 마인드셋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8월
평점 :

『긱 웨이』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영국 드라마 〈IT CROWD〉 속 진짜 괴짜들의 이미지였다. 골방에 갇혀 컴퓨터를 만지며 수리를 해주는 모습, 즉 흔히 떠올리는 기술 긱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책은 그보다 더 나아가 경영 긱들의 규범과 문화를 다루고 있었다.
여러 사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CRM 솔루션 기업 허브스팟의 이야기였다. 신입사원이 회의석상에서 CEO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장면은 한국 기업 문화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개방성이야말로 긱 문화를 유지하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동력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 HR 부서에 입사한 아딘 윌리엄스가 “웹사이트 수정을 누구에게 승인받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던 사례도 흥미로웠다. 이전 회사에서 3개월이나 걸리던 수정이 AWS에서는 단 하루 만에, 자신이 직접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으로 승인되는 과정을 통해 ‘속전속결’의 조직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책은 긱 문화를 이루는 네 가지 규범으로 속도, 주인 의식, 과학, 개방성을 제시한다. 각 장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를 보여주는데, 특히 ‘주인 의식’ 장에서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대목이 공감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이 와 닿은 것은 ‘개방성’ 부분이었다. 경영자라면 무엇보다 열린 태도로 논쟁을 경청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지금 한국 기업 문화에도 꼭 필요한 지점이다.
실리콘밸리처럼 우리나라에도 판교 문화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스타트업 흉내 내기에 머무는 내실 없는 문화라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장이라는 과실을 거둘 수 있다. 책은 결국 위대한 천재 한 사람이 기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조직 문화가 기업의 성장을 이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기에 규모를 막론하고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