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빵

빵선비와 팥쇠 - 서울빵집들
나인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0년 6월

빵이란 소리에 자다가도 깨어나는 ‘빵순이’들이 있다는데, 나는 빵보다는 떡을, 떡보다는 밥을 좋아하는 ‘밥순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이제는 한 끼 정도는 가볍게(!) 빵으로 때우는 게 좋아졌다. 그래서 예전에는 식빵이나 사러 갔던 빵집에 이런저런 빵들을 사서 맛보곤 한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빵은 성심당의 명란 바게트와 앙버터. 하지만 아직 밥 배 따로 빵 배 따로인 경지는 아니다.

<빵선비와 팥쇠>는 ‘빵돌이’들의 빵집 순례기이다. 조선시대에 우연히 청나라에 갔다 형이 가져온 빵에 푹 빠진 빵선비는 자나 깨나 빵 생각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어디서 빵을 구한단 말인가. 그때 그의 간절함을 알고 빵신령이 나타나 그를 미래를 보내준다. 빵 전부를 맛봐야 돌아올 수 있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대한민국으로 온 빵선비와 그의 몸종 팥쇠는 맛있는 빵을 찾아다닌다. 이 책에는 크루아상, 도넛, 스콘, 식빵, 앙버터, 치아바타, 타르트, 수플레 등 8가지 빵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의 구성은 빵선비와 팥쇠의 콩트 만화, 빵에 대한 소개, 대표적인 빵집 소개로 되어 있다. 나름 만화도 위트 있고, 빵집 소개도 그 집의 특징을 잘 잡아 소개한다. 빵 사진도 예술이다. 빵에 대한 소개도 넘치지 않고 부족하지 않고 딱 적당하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도넛의 현재 모양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1847년 네덜란드계 미국인 한센 그레고리 선장이 생각해냈다고 하는 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항해 시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올리코엑을 배의 키에 꽂아 중간에 먹을 수 있게 했다는 설이 있고, 빵의 가운데 부분은 잘 익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 없다 생각해 잘라낸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 도넛 편

버터와 팥앙금의 조합이라니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우연히 맛보고 푹 빠진 앙버터. 먹다가 쨈을 발라 먹으면 더 맛있다고.

빵선비가 좋아하는 앙버터 먹는 방법은 따로 있는데요. 앙버터에 잼을 살짝 발라먹는 것입니다. 앙버터의 단팥과 버터의 조합은 완벽하지만 먹다 보면 살짝 물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버터의 느끼함이 점점 강해지기 때문이겠죠? 그럴 땐 새콤달콤한 잼을 쓰윽 발라주면 새로운 맛으로 변신! - 앙버터 편

‘서울빵집들’편이라 이번 책에는 서울 마포와 성수에 있는 빵집이 대부분이어서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가보기 힘들지만 언젠가 서울에 가면 꼭 가보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아는 만큼 맛있다. 빵도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법. 좋아하는 빵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 앞으로 어떤 빵이 더 소개가 될지, 어느 지역의 어떤 빵이 소개가 될지 기대가 된다.

빵선비와 팥쇠 귀여운 콤비의 활약과 함께 빵에 대해 재미있게 알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