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 라틴여성문학소설선집
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 송병선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13편의 단편집은 꽤 매력적이다. 이런 멋진 여성들을 알게 되고 같이 공감하면서 동질감을 많이 느낀 작품이다.

하지만 옮긴이 송병선의 작품해설은 차라리 없었다면 더욱 훌륭한 단편집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좀 아쉽다. 굳이 이문열의 '선택'을 인용하면서까지 작품해설을 써야 했을까?

여성작가의 글을 번역한 옮긴이의 '남성주의적'(굳이 강조한다.) 사고에 이 책의 끝자락에서 많이 허걱 했다.

옮긴이가 여성작가들이 남성문학/여성문학을 경계짓는 것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옮긴이 자신은 남성문학은 '거대담론'을 담고 있고, 여성문학은 '개인 속에 함몰된 하찮은 이야기'로 평가절하를 시키면서 동시에 보호막 아래서 안주하고 있다고 오히려 자신이 경계짓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옮긴이는 평등과 균등의 차이를 잘 모르는 듯 하다.

진정한 평등이란 차이의 불평등을 평등하게 해주는 것이다.

기존에 남성문학이 '거대담론'을 형성하여 폭력적인 주류를 형성해왔다면, 오히려 여성문학은 더욱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정체성을 공고히 하며 차이의 불평등을 평등하게 한 후에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남성/여성문학이라고 이분법적인 구별짓지 않아도 불필요한 날이 올 것이다.

앞으로 스페인어 좀 할 줄 안다고 여성문학 번역하고, 뻘소리 하지 않길 바란다.

난 페미니스트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옮긴이의 작품해설을 보고 확~ 열이 나면서 주옥같았던 13편의 느낌들이 더러워졌다. 이 책임은 과연 누구한테 물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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