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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썸머 롱 : 나의 완벽한 여름 ㅣ 네버랜드 그래픽노블
호프 라슨 지음, 심혜경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8월
평점 :
방학 동안 아이들은 쑥 자란다.
몸도 마음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보며 조금은 쑥스럽지만 그래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반갑게 인사를 하는 안드레아.
긴 여름 방학 동안 그냥 시간이 흐른 줄 알았는데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은 저마다의 높이로 조금씩 자란 듯 보였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라 내면의 무언가가 더 성장한 느낌. 1학기 때보다 좀 더 정교하게 규칙을 만들어서 노는 모습을 보며 크긴 컸구나 싶었다.
여기, 방학 동안 내면의 성장을 겪은 또 다른 소녀가 있다.
《올 썸머 롱 all summer long 》의 비나가 그 소녀다.
비나에게는 5년 내내 함께 다닌 절친 오스틴이 있다. 둘은 여름 방학마다 '여름 유잼 지수'를 만들어 함께 여름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 방학은 상황이 달라졌다. 오스틴이 축구 캠프를 가야 한다.
오스틴 없이 여름 방학을 보내야 하는 비나. 비나는 이 상황이 마냥 짜증 나고 오스틴에게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우린 절친이니까, 떨어져 있어도 연락을 자주 하면 된다고 생각한 비나.
비나는 축구 캠프에 푹 빠진 오스틴에게 연락이 없자 속상하기만 하다. 이제 진짜 혼자 여름을 보내야 한다.
비나는 오스틴 없이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오스틴의 누나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상대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비나를 대하는 주변인들의 행동이 인상적이다.
비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비나 또한 자신이 겪는 것들을 그대로 드러내고 표현한다.
이야기 속 비나가 겪는 고민들, 새로운 관계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물론 외국 작가의 글이라 이야기 속 등장인물과 상황 등이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이 겪을 만한 고민들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정서를 느끼게 한다.
비나는 오스틴의 누나 찰리랑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무섭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찰리와 음악 취향이 같다는 공통점도 발견하기도 하고 찰리와 갈등을 겪기도 한다. 찰리의 행동이 좀 너무한가 싶다가도 사춘기 아이들이 겪을 만한 일이라는 점에서는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에 자신이 없어 하던 비나. 찰리가 자신과 어울린 것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만 오스틴은 다른 이유 없이 비나의 모습 그대로 멋지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이야기 속에서 서로 성장하는 속도가 다르기에 오스틴과 비나는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오스틴과 비나는 여전히 서로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다.
오스틴 덕분에 가장 좋아하는 밴드 공연에 가서 밴드 리더를 만나게 된 비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당장 그것을 시작하라는 조언을 비나는 가슴속에 간직한다.
다른 친구는 못 사귈 것 같던 비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더 즐겁게 즐기기 위해 밴드를 만들기로 한다. 새로운 도전. 그리고 새로운 경험과 새로 사귀게 될 친구들이 비나를 기다리고 있다.
《올 썸머 롱 all summer long 》은 대단한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학을 보내며 겪은 비나의 소소한 일상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재미를 준다. 절친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나만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또 금방 가족,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읽다 보면 사춘기 아이들의 일상이 그려져서 웃음이 나는데 무겁지 않아 마음에 든다. 안드레아가 읽기에는 아직 어렵고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읽기에 딱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