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참 어렵다
정휘 지음 / 발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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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직도 사랑을 믿어요?”

당연하죠. 당신은 안 믿어요?”

나는, 글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감정이라면 그게 사랑일까요?”

에이,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 거죠. 건물들도 기본 틀은 변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퇴색하잖아요. 나는 사랑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면 처음에 가졌던 의미는 퇴색하지만 그 위에 다른 감정들을 덧붙여 자신들만의 것으로 만든다고

그런데 왜 수많은 사람들은 배신을 하고 배신을 당할까요?”

그것역시 사람들의 선택이고 감당할 몫이죠. 아무튼 난 사랑이 있다고 믿어요

 

 

사랑, 참 어렵다라는 소설속 본문의 일부다.

 

 

인간의 삶속에서 사랑을 빼고 얘기할수 있을까? 저 남녀가 말하는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을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순수하게 사랑이란 감정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소설과 드라마, 영화의 소재는 사랑이란 것을 빼고는 얘기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인류애의 사랑이든, 부모자식간의 사랑이든 혹은 남녀간의 사랑이든...인간의 삶 자체가 사랑이란 감정의 연속이라고 볼수 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고 했던 CF도 있었다. 무슨 CF였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이 대사는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그렇다. 사랑은 언제나 영원하지만 사람은 변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고, 사랑하는 상대가 변하고 그렇게 변해가는 것이 사랑이지만 사랑이란 감정이 없어지지는 않는 것이다. 영원히...

그래서 어쩌면 사랑이 더 어려운것인지도 모른다. 동화속의 결말처럼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 안에 사랑속에서...라고 하면 더 힘들다는것도...

 

 

정 때문에 산다는 어른들의 말씀도 있다. 그것은 여자주인공의 말처럼 사랑은 변하지만 그 위에 시간의 흐름이 덧대어 준 감정들이 남아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것이 인생이니까...

 

 

여기 사랑이 두려운 남자와 사랑앞에 용감한 여자가 있다. 여자는 사랑을 믿고, 자신에게 운명적인 사랑이 반드시 올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자는 사랑이란 감정자체의 흐름이 두렵다. 변해가는 것이, 변해야 하는 것이, 남겨진다는 것이 혹은 남겨두고 떠나야한다는 것이...그런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두 남녀가 서로에게 진정한 사랑이 되어 함께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로맨스소설이다. 로맨스소설의 특징은 동화와 같이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것이다. 결말이 언제나 해피엔딩인 소설을 읽으면 행복하다. 그 과정까지 힘들고, 슬픈 일을 겪더라도 끝이 행복할 것을 알기에 읽는 내내 편하게 읽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로맨스 소설 읽기를 좋아한다. 왠지 그 행복한 결말이 나에게도 전염되는 듯 해서... ^^

 

 

우리는 언제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운명적인 사랑, 자연스럽게 다가 온 사랑 혹은 그 어떤 형태로의 사랑이든 그 영원히 행복하게 라는 삶속에 사랑이 머물기를 바라며 산다. 그래서 어쩌면 끝임없이 로맨스소설이 읽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사랑, 참 어렵긴하다.

시작하는것도, 그것을 유지하는것도 그리고 영원히 이끌어가는것도...

역시 사랑을 유지하는것에도 노력이 필요한법........세상에 공짜는 그 어느것도 없다는 것이 진리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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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너였다
김효수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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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나는 그냥.......처음부터 너였다.

처음부터 너였어, 이효야

기라린다. 죽을 때까지 기다릴 거다.

언제든 상관없어, 돌아오기만 해.

다 늙은 파파 할머니가 됐을 때라도 돼.

다른 남자랑 살다 와도 되고, 카드 빛 몇 천만 원쯤 끌어안고 와도 돼.

그러니까 돌아오기만 해......돌아오기만.....

 

이런 사랑을 하는 남자가 있다. 이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가 있다. 그러나 이런 남자의 사랑만큼이나 이 여자의 사랑도 깊다. 남자만 행복할 수 있다면, 남자만 웃을 수 있다면 자신 혼자 가슴을 치는 밤쯤이야 견딜 수 있다고 말하는 여자

그렇게 남자와 여자의 사랑은 한없이 깊기만하다.

 

처음부터 너였다...라는 제목의 이 책은 그렇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너무도 사랑해서, 서로에게 상처가 될까봐 아픈 기억, 아픈 마음은 내보이지 못하고 자신들의 가슴에만 묻어 두려는 두 사람

 

가슴이-말 그대로 심장이- 아픈 이효를 사랑하는 남자 규황과 그런 규황을 사랑하며 그에게 행복을 안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효의 이야기

 

이 소설은 슬프다. 그래서 날 많이 울게 한 소설이다. 딱히 나하고 뭔가 비슷한 부분이 있는것도 아니고, 내 주이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효의 마음이, 그걸 바라보는 규황의 마음이 아파서 나도 모르게 울게 만들었다.

나는 로맨스 소설을 너무 좋아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로맨스 소설은 끝이 언제나 동화와 같이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억울하고, 힘들고, 아픈일이 있더라도 끝내는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거라는 것을 끝을 보지 않아도 알수 있기 때문에 나는 로맨스소설을 좋아한다. 우울할 때, 혹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때도 이런 책을 집어 들곤한다. 시간 보내기에 좋으니까..

 

그런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도 꽤 자주 울게 된다. 어째서 항상 슬픈 것은 여주인공이 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긴 멋진 모습으로 카리스마 풀풀 날리는 남자가 울고 아파하고 하면 좀 그렇긴하겠다 막장 드라마처럼 로맨스 소설속의 여주인공도 초반의 시련은 언제나 경험하게 된다. 막장의 공식이 있듯 로맨스 소설에도 공식은 존재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가 인기가 있듯이 로맨스 소설도 중독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번 읽으며 울었던 책을 보고 또 읽을때마다 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책도 처음엔 엄청 울었던거 같은데 다음에 넘겨볼 때 좀 슬픈정도였던 듯 하다. 볼때마다 울었던 책은 아마도 [바보엄마]가 아직까지는 전부이지 않을까 싶긴하다.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아, 이런 사랑을 받는 사람이 나였으면?하는 생각을 하게 되나?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는 별로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읽는거 같다. 그냥 읽는다. 그래도 문득 이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이효로써 나보고 살아가라면? 글쎄 사실 규황에게 저런 깊은 사람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이효로 살아가겠다 대답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건강한 것이 좋으니까...완전 이기적인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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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외전 : 그들이 살아가는 법 퇴마록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퇴마록 외전이 나왔다. 퇴마록 출간 20주년, 신화는 계속된다. 라는 띠지를 장착하고...

20주년. 벌써 퇴마록이 세상에 나온지 20년의 시간이 흐른 모양이다. 나는 10주년 기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오래 된 소설이였다.

 

책장도 없는 우리집에 만화를 제외하고 시리즈로 가지고 있는 책이 몇 개 있다. 영웅문 3부인 의천도룡기와 해리 포터 시리즈 그리고 퇴마록 시리즈(국내편, 세계편, 혼세편, 종말편)가 그것이다.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소설중의 하나가 퇴마록이다. 그래서 신비소설 무라는것도 읽었지만 왠지 퇴마록과 상당히 많이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엑스맨이란 영화를 보면 시리즈가 순서대로 흘러가다 처음으로 돌아가 그들이 만나게 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시리즈가 등장한다.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 얘기를 다 진행해놓고 처음을 나중에서야 보여주는...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엑스맨중에서 그 편이 가장 좋다. 대적했던 두 사람이 처음엔 친구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그 얘기가...아직은 완벽하지 않는 그들의 초능력을 보는것도 좋았고...

 

어쩌면 이 퇴마록 외전도 그런 느낌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를 하고 읽었을 것이다. 분명...

 

외전은 해동밀교에서 준후를 데리고 온 후의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준후와 현암 그리고 박신부가 한집에 살게 된 초기의 모습 그리고 나중에 준후가 한복을 입고 잠시 학교를 다니기 전 경험했던 학교생활, 그리고 그들과 합류했던 승희가 현암에게 갖는 감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기선생에 대한 이야기까지 등장을 한다.

 

해동밀교에서 나온 그들을 데리고 간 박신부, 그러나 박신부와 그들은 제일 중요한 먹는것에서부터 차이점을 보인다. 서로 어색해하지만 가려고 하는 길이 같기에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가며 변화해 가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일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 간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이들이니까...

 

퇴마록 시리즈처럼 영들이 등장하고, 사건 사고가 생겨서 퇴마사들인 그들이 그것을 해결하려고 뛰어다니고 하는 과정이 등장하니는 않는다. 이건 그들의 인간관계, 그들의 마음, 그들의 생각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퇴마록 본편들을 읽을때의 재미는 없다. 솔직히 나는 그렇다.

 

이야기의 구조가 진행중에 앞으로 돌아간 것은 엑스맨과 비슷하다. 그런데 엑스맨을 봤을때와는 왠지 느낌이 다르다. 그들도 분명 완성(?)되기 전의 모습들이기에 조금은 어색하게 보일수도 있었을 초능력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위화감없이 보여졌던것에 비해 이 책속의 준후나 현암 그리고 박신부의 모습은 낯설었다. 특히나 현암의 성격이 제일 그랬던거 같다. 단편 단편을 모아 놓은 형태라서 이야기의 흐름이 짧아서일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지만 초반부터 어느정도 완성된 모습을 보였던 그들이기에 뭔가 어설프고, 고뇌하는 모습이 어색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이런 단편이 아니라 또다른 그들의 모습(사건을 해결하는)이나 종말편 이후의 모습을 그렸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너무 기대를 했던것인지도 모르겠지만...나에겐 실망을 하게 한 외전이였음엔 확실하다. 나는 대체 이 외전에서 무엇을 기대한것일까?????아마도.....또다른 퇴마행을 기대했던 것이 확실하다. 이 퇴마록의 매력은 어찌되었든 그들이 퇴마행을 하는 과정이니까. 그들이 영적인 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이유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면에서 흡족할 수 없었다. 또한 그것이 아니더라도 스토리가 별로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엑스맨같았다면 좋았을텐데...이건 그도 저도 아닌 어중강한 형태가 되어버린 책이다. 대체 작가는 무엇 때문에 이 외전을 만들어냈을까? 독자가 이런 부분을 궁금해 할 거라고 생각한 것인가? 흐음...난 전혀 궁금하지 않았는데... (흠...자꾸만 엑스맨과 왜 비교를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나 엑스맨을 그렇게 좋아했나? ㅎㅎㅎ)

 

이왕 20주년 기념으로 나올거였으면 종말편 이후나 나오던가....

퇴마록 외전, 그들이 살아가는 법..이라는 제목자체는 좋았는데...이건 사실 있어도 없어도 상관없는 내용들, 특별히 궁금해할 필요가 없는 부분들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 - 적어도 나는 이런 부분은 별로 궁금하지 않았음 -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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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전달자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0
로이스 로리 지음,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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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어째서 이런 거야?” 아무리 외쳐 봐도 세상이란 곳은 태어남과 동시에 공평과는 거리가 먼 곳이다. 부모의 경제력도, 자신의 능력도 하다못해 자신의 외모조차 공평하게 태어나지를 못하지 공평 할래 야 공평할 수가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간혹 세상이 좀 공평했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여기 한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늘 같음 상태라는 것은 말 그대로다. 언제나 항상 모든 것이 같은 상태라는 것을 뜻한다. 이 마을엔 사랑이나 우정 혹은 괴로움, 슬픔 따위의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자체란 것이 없다. 그들이 원하는 늘 같음 상태를 유지하는 완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차이도 없앴다고 할 수 있다. 피부색도 모두 같고, 언어도, 교육도, 하다못해 가족을 이루는 구성요인 또한 똑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 것인가???

 

가족구성원은 기초가족이라고 하여 4인 가족이다. 그 가족을 이루는 아이들조차 사랑으로 인해 태어난 아이들이 아닌 마을 위원회에서 배정해준 아이들이다. 그것도 한집에 딱 2명만이 허락된다.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 그렇다면 부부는 어떤가? 사랑으로 결혼 따윈 있을 수 도 없다. 신청을 하면 심사를 해서 가장 적절한 사람을 골라 맺어주는 식이다. 그럼 아이는? 역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일 뿐이다. 그들은 욕망을 없애기 위해 매일 약을 복용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갖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똑같은 날 한 살이 되고, 여덟 살이 되면 자전거를 모두 똑같이 배정받고, 열두 살이 되면 자신의 미래 직업을 배정받는다. 누구하나 그 일에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고, 불행하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각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을 12살에 이미 정해주는 것이다. 그 직업 속에 산모라는 직업군도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노인의 집으로 들어가고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임무해제를 받는다. 물론 중간에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임무해제를 받는다. 그리고 임무해제를 받은 사람은 마을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린다.

 

그 마을에 조너스라는 소년이 있다. 열두 살을 코앞에 두고 있는 소년은 자신의 직업이 무엇이 될지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 가득하다. 어떤 직업을 자신에게 배정될까를 고민하는 소년에게 뜻밖에도 생각지도 못했던 기억보유자란 직위가 배정된다. 기억보유자란 세상의 모든 옛 과거의 기억들까지 다 기억해야 하는 사람이다. 전 기억보유자의 기억을 고스란히 전해 받아야 하는 조너스. 전 기억보유자는 기억전달자가 되어 조너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전달해주게 된다. 그리고 그 기억을 전달받으면서 조너스는 자신들의 마을이 이상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기억을 없애고 이런 언제나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진정 행복한 일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소녀는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어떤 경제력 차별도 없고, 인종적 차별도 없고, 신체적 차별도 없는 세상. 얼마나 환상적인 세상이란 말인가. 이런 세상이라면 아무도 불만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감정이란 것이 없으니 질투도 시기도 미움도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참 재미없는 세상이란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저런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면 아무 불만 없이 살아가고 있겠지.

 

어째서 이 마을은 기억보유자를 만들어 놓을 것일까? 그런 의문이 들었다. 기억보유자만 아니였다면 어떤 위험에도 노출될 일이 없는 곳이 이 마을이니까. 그 의문은 기억전달자와 기억보유자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기억전달자가 말한다. 한집에 두 명의 아이를 배정하는 것에 대해 더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을 구하러 온 위원회 사람들에게 그는 자신의 기억 중에 기아, 배고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조언을 해줬다고. 자신의 경험은 아니지만 그에게 전달된 기억 속엔 인구증가로 인한 기아와 배고픔에 대한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기억보유자에게 남아있는 기억에 의한 지혜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기억보유자는 명예로운 직위이긴 하지만 그 자신에겐 너무도 힘겨운 일일 수밖에 없다. 남들이 느끼지 못하는 고통, 아픔, 슬픔, 공허함등을 본인은 가지고 있어야하니 말이다. 슬픔을 나누면 절반이 되고 행복은 나누면 배가 된다고 했는데 ...

 

이곳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해서 끝나는 순간까지 위원회에 의해 결정지어 살아가게 된다.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이다. 선택과 자유가 없는 그런 삶. 간혹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때 누군가가 대신 이렇게 해라라고 결정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그 결과에 따라 나 자신을 자책할 필요도 없을테니 그래, 어쩌면 더 편하겠지 하는 유혹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자유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좀...역시 모두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복할 수는 없는 노릇인가...

 

모두가 공평하고 행복하고, 즐겁고...그런 세상은 존재하기가 힘들겠지? 그러면서도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그런 삶 말이다. 역시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 안에서 내 자신이 행복을 찾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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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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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간결한 문체가 좋다 그의 오묘한 세계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세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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