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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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은 한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취업을 앞둔 조카가 어느 날 전화를 걸어왔다.

 

인문학 책 좀 추천해줘!”

? ....인문학이라....”

 

언젠가부터 귀에 솔솔치 않게 들려오는 인문학이란 단어. 솔직히 관심도 없었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인문학책을 추천해 달라는 소리를 듣고는 이 많이 들어본 단어인 인문학이 대체 뭐지?하는 의문부터 들었다. 그정도로 난 인문학이란것과 거리가 먼 사람이다. 일단 그래서 검색!!!

 

인문학

(人文學)

[명사] 언어, 문학, 역사, 철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사전적 의미의 인문학은 이렇다. 이걸보면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친 모든 것의 인문학의 범위안에 들어간다고 봐야한다.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인문학이란 단어가 주는 것은 어렵고, 딱딱하고, 지루하다 라는 의미로 먼저 다가온다. 저 전화 한통을 계기로 나도 인문학을 좀 접해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선뜻 뭘 읽어야 할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 지루하거나 어려운건 싫으니 말이다.

 

영화 읽어주는 인문학이란 책을 읽게 된 것은 영화라는 단어 때문인지도 모른다.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한 인문학과 그래도 자주 보게 되는 영화가 합쳐졌으니 조금 더 내가 알기 쉽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인문학을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저 감독이 의미하는 깊은 속뜻은 뭘까? 저 사람들의 행동 속엔 어떤 사상들이 들어 있을까? 를 생각하는 경우는 없다. 나는 보이는 대로 보는 사람이고, 간혹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떻게 행동을 하게 될까?라는 정도만 생각하는 좀 단순한 관객일 뿐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봤던 영화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고, 보지 못했던 영화에 대해서는 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나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란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그 안의 인물들이 잘생긴 것이 한 몫 하긴 했지만 그 내용이 무척이나 맘에 들었었다. 한명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삶에 고통을 느끼고 삶에 대해 고뇌를 하는 반면 똑같은 영원한 생명을 소유한 한 인물은 그런 의문따윈 없이 있는 그대로 그저 살기위해 살아가기도 한다. 두 뱀파이어의 상반된 모습들이 이상하게 오래도록 내 기억에 남아 뱀파이어 영화중에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었다. 저자는 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키르 케고르가 말한 인간의 삶의 불안과 절망에 대해 얘기한다. 무한한 삶을 살거나 혹은 유한한 삶을 살거나 그 삶안에서 불안과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루이(브래드 피트)가 뱀파이어가 되어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존재 근원에 대한 계속적인 의문을 가지듯 저자는 영화를 읽어주는 인문학을 통해 나 자신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 그리고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에 대해 끝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듯하다. 그 매개체로 영화를 선택한 것은 인문학이란걸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꽤 괜찮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했던 인문학에 대한 생각이 너무 재밌다, 쉽다로 바뀐 것은 아니지만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고, 읽기 전 보다는 조금 더 가깝게, 그리고 인문학이 내 생활 가까운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 계기를 마련해 준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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