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혁명의 꿈과 현실
김민제 / 역민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영국 혁명의 성과가 과연 민중들에게 골고루 돌아갔는가? 일부 남성, 지식인, 국교도, 잉글랜드인(스코틀랜드인과 아일랜드인을 제외한)에게만 돌아가지 않았을까? 민중들이 그 당시 정말 혁명적인 입장을 가지고 내전에 참가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 민중들이 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더라도 그것을 지도한 지도부는 후방에서 살아 남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당시에 인쇄물을 통해 혁명의 이념이 널리 퍼졌다고 하더라도 인쇄물을 만들고 통제한 것은 지식인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중들의 의견이 인쇄물을 통해 전달된 것이 아니라 지식인들이 인쇄물을 악용하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많은 참고 문헌을 적절하게 사용하였으며, 논쟁이 되는 문제를 잘 이끌어 내었다. 대체적으로는 수정주의의 견해에 찬성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수정주의의 견해들은 어느 정도 논리성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지 기존의 견해들에 '딴지'를 거는 것 일뿐,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책과는 별도로, 영국의 자본주의 발전과 헤게모니를 저자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수정주의와 정통주의는 그렇게 대립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단순한 '절충'이 아니라 '보완'이 필요하다. 대립구도로 가는 것은 논의를 이끌어 내는 데에 효과적이지만 자칫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수 있다. 사료의 발굴과 시대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역사적 사실의 해석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