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 인간관계론 (양장)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칭찬과 아첨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한다.
한쪽은 진지하고, 다른 한쪽은 무성의한 것이다.
한쪽은 마음속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이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것이다.
한쪽은 이기적이지 않고 다른 한쪽은 이기적이며,
한쪽은 환영받고 다른 한쪽은 누구에게나 비난을 받게 된다"
.........D. 카네기 <인간관계론> p67~68
 
이 세상에서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이라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제 4권(카이사르 편)과 함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이 바로 <인간관계론>입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의 기본원칙 3가지 중 <칭찬>을 으뜸으로 꼽고 있습니다.
모 베스트셀러의 책 제목처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할 정도로 상상이상의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사실, 우리들은 친구와 자녀와 직원들에게 물질적인 것들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만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오래 오래 남을 감사의 말을 하는데는 지나치게 인색한 경향이 있습니다.
 
책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디트로이트의 한 교사는 시각장애우인 흑인 소년에게 교실에서 없어진 쥐를 잡는 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교사는 조물주가 소년에게서 시각을 뺏은 대가로 뛰어난 청각을 내려준 사실을 기억한 것이지요.
자신의 재능에 대해 칭찬을 받은 일이 처음이었던 소년은 훗날 70년대 최고의 팝가수이자 작곡가인 <스티비원더>로 성장하게 됩니다. (불현듯, 폴 매카트니와 함께 부른 evony& ivory의 멜로디가 생각나는군요 ^^)
 
찰스 슈왑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내게는 사람들로부터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중 가장 중요한 재산입니다.
사람들에게 그들 최고의 가능성을 계발하게 하는 방법은 칭찬과 격려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아래글, 역시 같은 책에서 인용하였습니다.. 혹시 자녀들이나 후배들을 꾸짖고 싶을때,
기억하시면 좋을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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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잊어버린다

                                                                                      w.리빙스턴 라니드

 

아들아, 내말을 듣거라. 나는 네가 잠들어 있는 동안 이야기 하고 있단다.

네 조그만 손은 뺨 밑에 끼어 있고 금발의 곱슬머리는 촉촉하게 젖어 있는 이마에 붙어 있구나.

나는 네 방에 혼자 몰래 들어왔단다.

몇분전에 서재에서 서류를 읽고 있을 때, 후회의 거센 물결이 나를 덮쳐 왔다. 나는 죄책감을 느끼며

네 잠자리를 찾아 왔단다.

내가 생각해 오던 몇가지 일이 있다. 아들아, 나는 너한테 너무 까다롭게 대해 왔다. 네가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물만 찍어 바른다고 해서 학교에 가려고 옷을 입고 있는 너를 꾸짖곤 했지. 신발을 깨끗이 닦지

않는다고 너를 비난했고, 물건을 함부로 마룻바닥에 던져 놓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지.

아침식사 때도 나는 또 네 결점을 들춰냈다. 음식을 흘린다거나 잘 씹지도 않고 그냥 삼켜버린다거나,

또 식탁에 팔꿈치를 올리고 버텨를 빵에 많이 바른다는 둥, 그러나 너는 학교에 들어갈 때, 나를

뒤돌아 보며 손을 흔들며 말했지.

"잘 다녀오세요! 아빠!"

그때도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지

"어깨를 펴고 걸어라!"

 

얘야, 기억하고 있니? 나중에 내가 서재에서 서류를 보고 있을 때 너는 경계의 빛을 띠고 겁먹은 얼굴로

들어왔었잖니? 일을 방해당한 것에 짜증을 내면서 서류에서 눈을 뗀 나는 문 옆에서 망설이고 서 있는

너를 바라보며 "무슨 일이냐?"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지.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갑작스레 나에게로 달려와 두팔로 내목을 안고 키스를 했지.

너의 조그만 팔은 하나님이 네 마음 속에 꽃 피운 애정을 담아 나를 꼭 껴안았다. 그것은 어떤 냉담함에도

시들 수 없는 애정을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서 너는 문 밖으로 나가 계단을 쿵쾅거리며 네 방으로 뛰어 올라갔다.

내 손에서 서류가 마룻바닥에 떨어지고 말할 수 없는 공포가 나를 사로잡은 것은 바로 그 직후의 일이었단다. 내가 왜 이런 나쁜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잘못만을 찾아내 꾸짖는 버릇을. 그것은 너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다 생긴 버릇이란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 그런 것이 아니라 어린 너한테 너무나 많을 것을 기대한 데서 생긴 잘못이란다. 나는 나의 어린시절을 바탕으로 너를 재고 있었던 거란다.

그러나 너는 착하고, 따뜻하고, 진솔한 성격을 갖고 있다. 너의 조그만 마음은 넓은 언덕 위를 비치는

새벽빛처럼 한없이 넓단다. 그것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내게 달려와 저녁 키스를 하던 네 행동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밤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얘야, 나는 어둔운 네 침실에 들어와 무릎을 꿇고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있단다.

이것은 작은 속죄에 불과하다. 네가 깨어 있을 때 이야기를 해도 너는 이런 일을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 나는 참다운 아버지가 되겠다. 나는 너와 사이좋게 지내고,

네가 고통을 당할 때 같이 괴로워하고, 네가 웃을 때 나도 웃겠다. 너를 꾸짖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혀를 깨물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되뇌어야지.

"우리 애는 작은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너를 어른처럼 대해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단다. 지금 네가 침대에 쭈그리고 자는 것을 보니 아직 너는 갓난애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겠구나. 어제까지 너는 어머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품에 안겨 있었지.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너한테 요구해 왔구나. 너무나도 많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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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묘수와 정수
문휘창 지음 / 크레듀(credu)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기억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또 하나의 축복이며 또한 고통이다.

기억이란 녀석은 촉매와 같이 과거의 사실에 대한 감정을 과장되게 만든다.

비 오는 날, 연인과 헤어진 사람은 비를 보며 이별을 떠올리고, 멋진 뒷풀이가 동반된

영화 관람평은 후해지기 마련이다.

 

저자 문휘창 교수는 나의 대학원 스승이다. 아니 보통 스승님과 다르다.

당신은 나를 기억하시지 못하시겠지만, 내 인생의 중반부(30대~50대)의 방향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다. 몇 년이 흘렀지만 그때의 기억이 또렷이 떠오른다. 수주간의 고민끝에 결심한 늦깍이 공부. 그리고 첫 수업시간. 학우들은 하나같이 굳은 결의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학졸업 후 십수년이 흘러, 소위 밑천이 다 떨어져서 너덜해진 스스로에 대해 분노와 절망이 뒤섞인 내 앞에, 문 교수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등장하셨다.

나는 그의 강의를 온몸으로 들었다. 내 몸의 모든 땀구멍과 감각들이 그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었다면 믿을까. 그러나 - 나도 믿기지 않지만 – 그땐 그러 하였다.

 

그의 경영학 강의의 베이스는 이 책의 서문에도 나오지만 논의의 한 구절이다.

 

學而不思則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공허하다)

思而不學則殆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얼핏, 칸트가 일갈한 “직관없는 개념은 공허하고 개념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론과 실제가 조화로워야만 한다는 의미로, 현실에 발을 디디는 학자, 늘 공부하는 경영자만이 경쟁에서 생존한다는 것이다.

당시에 나를 번민케 했던 모든 고민,“내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 가 그가 인용한 이 한 구절로 너무나 싱겁게 해소되어 버렸다.

 

, 이제 책으로 돌아오자.

부제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최근, 경영 전략부문에서 최고의 분석틀로 떠오르는 다이아몬드 이론의 우수성을 소개한다. – 물론 소개에서 그치진 않는다.

다이아몬드 이론은 그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개발 하였지만, 계승, 발전시킨(특히, 글로벌 개념을 도입한 더블 다이아몬드 이론은 문교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이다) 학자들의 선두주자는 단연 문휘창 교수이다.

 

저자는 책에서 다이아몬드 이론을 전가의 보도처럼 온갖 사회현상에 다 적용시켜 설명한다. 즉, 스스로 學(학)하고 思(사)함으로 이론을 증명하였으니 세상 경영자들은 망설임 없이 行(행)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철저한 귀납적 방법에 의한 명쾌한 설득이다.

닌텐도/세가/소니의 경쟁을 긍정적 총합의 경쟁(Positive –sum Competetion) 으로 풀면서 심상치 않은 스타트를 끊은 저자는 소니 vs 삼성, 한국 vs 싱가폴, 한류, 한국영화, 히딩크, 이라크 파병 등 수많은 사례를 등장시키고 그것들을 다이아몬드 이론으로 분석/평가한다.

특히, 차량 번호판을 비교함으로써 국제화의 수준과 부자나라 가난한 나라에 대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든가 우리나라의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 활자보다 200년이나 오래되었지만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 등을 설명(물론 다이아몬드 이론으로) 할땐 신선함을 넘어서 경외감마저 갖게 하였다.

그는 아예독창성은 깊은 산속에서 혼자 연구하여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최고를 잘 연구하여 그것에 플러스 알파를 하는 것’(p82) 이라면서 포터의 다이아몬드 이론을 문휘창화 해버리고 있다.

 

책의 후미에 그는 다이아몬드 모델의 우수성을 ‘균형감각’이라고 하면서 아래와 같이 주장한다. […다른 모델이 대부분 생산이나 수요 중 한쪽만 보는 데 반해 다이아몬드 모델은 우선 이 두 분야를 다이아몬드의 왼쪽과 오른쪽에 놓고 균형있게 본다. 그런데 생산과 수요는 주변의 관련 상황에 따라 그 효율성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관련 상황을 소프트웨어적인 경영여건(전략/구조/경쟁)과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관련 및 지원분야)로 다시 구분해 다이아몬드의 위쪽과 아래쪽 꼭짓점으로 만들었다…]

 

이 책의 두번째 미덕은 기존 이론을 철저하게 부수면서 학문적 파괴감(?)을 통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다.

맥킨지의 3C, 보스톤컨설팅그룹의 BCG, 6시그마, BSC(Balanced Scorecard) 모델의 한계를 조목조목 비판할 때는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란 말을 떠올리고 말았다.

 

마지막 미덕은, 이 책의 백미라고 하고 싶은 다이아몬드 이론을 통한 전략 수립이라는 멋진 대안 제시이다.

무분별한 블루오션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MS, 월마트 등의 발전 단계에 따른 경쟁전략을 분석하면서 슈퍼1등의 전략, 1등 전략, 2등 전략을 역시(!) 다이아몬드 이론을 통하여 차분하게 가르쳐 준다. - 아, 너무 친절한(?) 문교수님!

 

끝으로, 문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작성한 필기노트의 몇구절을 옮겨본다.

(강의시간에 문교수깨서 언급하셨을 텐데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정확한 출처는 잊었다)

 

- Try to find something from anything

- 게으르면 자신을 망치고 부정적이면 조직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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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2009-05-10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알기론,,더블다이아몬드 글로벌 개념에서 발전시킨분은 rugman이라는 교수님인데요 ㅡㅡ;
 
코카콜라 애인
윤대녕 지음 / 세계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아래글을 쓴후 저는 윤대녕 작가의 책을 세권 더 읽게 됩니다.

장편인 사슴벌레여자, 추억의 아주 먼곳, 그리고 작품집 <누가 걸어간다>까지.

저에겐 국내작가중 아직까지 나에게 영감을 주는 분이십니다.

작가의 건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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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속에서 몇구절들

....나는 머리를 흔들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다. 애써 잊으려 해도 어제 일이 자꾸 되살아난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토록 조용한 인생인데로 어느날 누군가 군홧발 소리를 내며 다가와

이마에 총을 겨눈다. 삶은 그런 것이다. 그렇게 덜미가 잡히게 되면 거기서 빠져나가기가

꽤 힘들다. 어디론가 숨어버려야 하는 걸까. 별들이 회전하는 방향으로? 하지만 다시 원래의

지점으로 돌아 오게 될텐데....

 

....사람이란 누군가에게 놓여나기 위해 상대를 찾아다니기도 하는 존재다....

 

....그렇듯 육제는 늘 뜨겁고 존재는 차가운 것....

 

....어떤 사람에겐 삶이 결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야말로 닥쳐오는 거죠....

 

....그 과정에서 하나 깨달은건 나를 포함한 사람 모두가 각각 연민의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계속 싸움을 걸어주는 것은 철없는 연인들과 소설뿐이다.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

    오직 싸움이 필요하다...

 

* 윤대녕은 긴 소설에는 소질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나도 긴소설을 읽는데 소질이 없다)

  아마 그의 문체가 시와 유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어떤 묘사는 시.그자체다.)

*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그의 영원한 화두인 [존재의 시원찾기]를 아주 세련되게

  보여준다.

* 그래두 결국 그의 글은 짧아야 맛이다. 제값을 주고 사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윤대녕의 진수를 맛보려는 사람은 그의 두번째 창작집 [남쪽 계단을 보라] 와

  세번째 창작집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를 읽어보길 바란다.

  개인적 욕심을 내어 그 두/세번째 창작집을 뭉텅거려 한권에 담은 2.5 창작집을 만든다면

  절대로 돈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그의 작품중 <상춘곡>이라든가 <빛의 걸음걸이>는 죽여준다. 재독/삼독하게 만든

  작품이다.

* 소설속에는 글렌굴드의 바흐, 릴리안 보떼의 [Am I Blue]가 끊임없이 나온다.

  듣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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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ill Evans/Jim Hall - Undercurrent [24-Bit Remastering]
빌 에반스 (Bill Evans) 외 연주 / Blue Note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01 : 30 AM
시사 토론회를 보다가 깜빡 잠들었었지.

"저녁엔 코메디를 봐야해요. 웃다가 잠들면 정신건강에 최고라네요." 불면으로 시달리는 내게

그녀가 해준 말이다.

어제는 어땠던가. 우리나라 최고 권력집단들의 우격다짐들.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상황.

굳이 말하자면 코메디에 가까웠겠다. 정치가 코메디가 되는 시대.

어쨌든 시간은 새벽 두시를 향해 가고 있다.

 

그렇게나 깊게 자버렸나. 채 두시간 남짓의 수면이지만 전혀 피로하지가 않았다.

예의 복통이 배꼽아래에서 자글거렸지만 기분은 상쾌함에 가까웠다. 가깝다라는 클리어하지 않은

표현을 한 것은 약간의 멍한기운이 서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놀랄만한 고요.

소리들이 몽땅 집단휴가라도 떠나 버린듯한 고요 탓이리라. 

[몽롱함]이라는 위스키가 두어방울 떨어뜨려진 커피를 마시는 그런 상쾌함.
초저녁부터 시작한 술이 서서히 깨어가고 음주단속반이 자러 들어간 새벽 즈음에,

비에 젖은 올림픽대로를 시속 180킬로로 달리며 들이키는 공기를 닮은 상쾌함.
일탈로 반드르르 치장된 자유.
얼기설기 얽혀진 삶이라는 그물이 사라진 시간..이상한 나라의 폴이라는 만화영화를 기억하는지.

미나와 버섯돌이,대마왕 그리고 요요..아. 그 못난 곰인형이 삐삐라 불렸던가?
모두들 멈추어 있고 나만이 깨어있다는 즐거운 고독.

나는 이 모든 것들의 힘을 빌어 이 글을 쓰고있다. 엄청난 오바(over)된 감정일지언정

지금은 over-night이다.

버릇처럼 오디오를 켜고 요시모토 바나나 作 [멜랑코리아]의 마지막 40여페이지를 읽었다.
희한하다. 자다가 깼지만 밤도 새벽도 아닌 그런 시간의 책읽음. 모든 구절들이 머리속에 팍팍 꽂혀

들어온다. 아침엔 절대로 살려낼수 없는 그런 기억.
망막에 맺힌 활자들이 뇌주름속에서 곡예를 한다. 제각각 웃고 마시고 떠들어댄다. 하지만 흡입력이

좋은만큼 많은 분량을 읽어내지는 못한다. 하느님이 모든걸 주진 않는 법이다.
몇 구절 간추려 본다. ( )은 나의 감상이다.

o 알아버린다는 것은 얼마나 불쌍한 일인가 (암..그렇구 말구, 끄덕끄덕)
o 오늘 하루는 덤으로 얻은 꿈, 하늘에 뜬 詩인 것이다. (내게도 이런 하루를 주소서)
o 강렬한 헤어짐의 예감...각자의 길이 저렇게 구름에서 쏟아지는 금빛줄기처럼 달콤하고 멀고

   곧바르게 갈라져 있다. (이별이 이렇게 희망차다면 얼마나 좋을까 )
o 언젠가 그녀가 다른 누구와 지내게 된다면 그녀석이 볼 그사람의 치맛자락에조차

   나는 마음 아파할 것입니다. 그녀는 꽃이고 희망입니다.빛이고 가장 약한 것이며

   또한 가장 강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곧 누군가의 것이 되겠죠. 모든것이.

   그 잠든 얼굴도,뜨거운 손바닥도. (우훗..이런 대단한 묘사력!)

또..또,재즈가 있다.
빌 에반스와 짐홀이 함께한 Undercurrent. 1963년작. 나보다도 오래 살아온 音들.

난 피아노와 기타를 구분할 수 없었다. 곡과 곡사이의 인터벌도 느낄수 없었다.

다만 총 10곡, 40여분정도의 긴 흐름을 따라 몸을 천천히 흔들 뿐이었다.

두 대가가 고개숙여 엮어내는 잔잔한 대화의 여운속에서.

불면은 천혜다. 불면의 아이들에게 시간은 늘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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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 - 세계를 열광시킨 애플의 창조경영 이야기
김영한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런 유행(?)을 타는 듯한 제목의 책을 읽는 것은 나의 취향에 한발 벗어나 있다.

특히, 저자의 후반 몇 chapter는 스티브 잡스의 유명세를 업지 않았나 하는 약간의 의심이 들었다.(저자도 꽤 유명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접어두고 이 책을 통독하게 된건, 스티브 잡스라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우연히 보게된 그의 14분짜리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2005년)축사 동영상 때문이었다.

 

평소 존경하는 분이 보내주신 메일에 포함된 그 동영상이 몇 달동안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잠자다가 어느날 문득 모니터 앞에 불쑥 나타난 것이다.

 

졸업 가운을 입고 단상에 오른 그는 불과 십여초만에 내 눈과 귀를 붙잡고 14분 내내 나의 영혼까지 사로잡아 버렸다.

스티브 잡스, 상기 책에서도 강조하듯, 그는 프리젠테이션의 귀재다 (매년 맥월드 컨퍼런스로 모이는 수많은 매킨토시 매니아들이 그의 연설에 매료된다. 그들 앞에서 그는 항상 검은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다.)

졸업식사 내내 그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하지만 또렷한 발음으로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다. 여느 축사처럼, 내외빈에 대한 인사도, 그 흔한 날씨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을 낱낱이 보여주었다.

 

그는 본인이 설립한 애플에서 해고 됐을 때 [도망치고 싶었다]고 한다. 숨도 못쉴 정도로 무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수개월이 지난후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한 자신에게서 아직도 [일에 대한 사랑]이 살아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애플에서 짤렸을 때, 비로소 성공이란 중압감에서 해방되어 자유와 창의성이라는 세계와 다시 재회하게 되었다고 고백하였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이러한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 즉 폐쇄성과 독단에 의한 몰락과 픽사의 성공을 기반으로 애플의 구원투수로 복귀, 그리고 아이포드를 필두로 한 연속적인 성공 스토리를 흥미롭게 그려주고 그 원인을 분석하였다 – 저자는 그 원인으로 열정/인재발굴/집중력 등을 꼽고 이 모든 것을 창조 카리스마…라고 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리속을 지배한 것은 ‘거꾸로 생각하기(발상의 전환?)’라는 센텐스였다. 돌아보매, 스티브 잡스는 한번도 주류를 따른 적이 없다. 맥을 만들때도 기존 컴퓨터에 반기를 들었고 2D 애니메이션이 주류일 때, 3D 애니메이션으로 과감한 승부를 걸었고, 애플 복귀후 많은 기업들이 PDA에 관심이 모아졌을 때 그는 그 사업을 접어버린다.(뉴턴이라는 애플의 PDA를 기억하시는지?). 냅스터의 음악파일 공유가 치열한 법정공방후 패소했을 때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유료 음악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의 창조성의 근원은 이러한 ‘역발상’에 있다. 그에게는 자신조차도 거꾸로 생각하기의 대상에 불과하였다. 많은 이들이 그가 변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도 좌뇌에서 우뇌를 결합했으며 기술위주에서 디자인과 감성을 이해하는 경영자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그는 변한 적이 없다고 말이다. 그의 아웃사이더(반골) 정신은 애플을 창업했을 때 이후로 한번도 퇴색한 적이 없다. 오히려 빛을 더욱 발하고 힘을 더해서 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몇 년뒤엔 현재의 그 자리가 아닌 또 다른 자리에서 열정을 내뿜고 있는 검은 터틀넥 셔츠의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의 스탠포드 졸업식사의 마지막 분이 생각난다. 그는 졸업생들에게 내일 죽음이라면 이 일을 할 것인가. 라고 자문하라고 한다.(사실, 그는 췌장암 선고를 받고 기적적으로 소생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말하길, 죽음 앞에는 모든 [두려움]이 다 떨어져 나가고 오로지 진실앞에서 벌거벗겨진 자신의 모습과 대면한다고 한다. 누구도 죽고 싶지 않지만 죽음은 피해갈 수 없는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하면서 인생을 낭비말라고 한다. 타인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의 마음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가지라고 일갈한다. – 얼마나 멋진가!

그의 마지막 말 –Stay Hungry, Stay Foolish (배고픔과 함께, 그리고 미련함과 함께) 을 기억하면서 마지막으로 책중의 몇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픽사에서는 애니메이터에게 예술가 보다는 배우가 될 것을 강조했다.

    생생한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려면 무엇보다 섬세한 감성을 표현하는

    연기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묻고 나서 물건을 만들수는 없다. 그 제품이

    완성될 때쯤이면 고객들은 이미 다른 새로운 제품을 찾을 것이다.

----나는 단지 문화는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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