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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 - 낱말을 보고 상상하고 이야기해요 ㅣ 내가 만드는 사전
박선영.정예원 지음, 김푸른 그림 / 주니어마리(마리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아이들에게 ‘단어’는 단순한 낱말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창이다.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은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일상 속 낱말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언어 세계를 그려 가도록 돕는 교육적 도구이다. 이 책은 사전의 형식을 빌려 ‘뜻풀이’가 아닌 ‘마음풀이’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책 속 ‘생각 단어’들은 구체적인 사물에서 추상적인 개념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경험과 감정, 상상력을 총동원해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고양이’, ‘별’, ‘사랑하다’ 같은 단어를 중심으로 생각그물을 펼치며 아이들은 단어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교사 입장에서 이는 언어 표현력과 감정 이해 능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사고 과정의 ‘왜’를 묻는 데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의 근거를 탐색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소통의 장이 열린다. 교실에서 활용한다면 공동체적 언어 활동의 훌륭한 매개가 될 수 있다.
또한 책의 구성은 사고의 확장을 돕는 단계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중심 단어 → 생각그물 → 말풍선 질문 → 나의 사전 쓰기의 흐름은 언어적 사고를 구체화하는 과정 자체를 체험하게 한다. 이러한 구조는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학생 수준에 맞게 조정하여 사용할 수 있어, 국어과의 ‘표현하기’, ‘의사소통하기’, ‘자기 성찰하기’ 성취기준과도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내가 만드는 생각그물사전》은 단어 공부를 넘어 ‘사람 공부’를 하게 하는 책이다. 같은 낱말도 각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며, 그 다양성이 바로 언어의 아름다움임을 일깨운다. 교실에서 이 책을 활용한다면, 학생들은 자신의 언어를 발견하는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까지 기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