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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세탁소 1 : 못 말리는 첫 직원
박보영 지음, 심보영 그림 / 한빛에듀 / 2025년 6월
평점 :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책이다. 귀여운 그림체에 발걸음을 멈추게 되고, 읽을수록 마음속 먼지를 조용히 털어주는 이야기에 마음이 머문다.
조용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레오와, 활달하고 호기심 많은 팡팡. 성격도, 생활 방식도 전혀 다른 두 친구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며 부딪히고, 웃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마치 교실 안 아이들의 하루하루와도 닮아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팡팡의 엉뚱한 행동에 깔깔 웃다가도, 레오의 조심스러운 말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세탁소'라는 공간에 있다. 옷을 깨끗하게 빨아내는 장소이면서, 마음을 정화하는 장소로도 작용한다. 책 속에서는 '사과 세탁소'라는 말처럼 진심 어린 사과가 오가고, 오해를 푸는 대화가 이어진다.
어떤 날은 눈물도 나오지만, 결국엔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것은 팡팡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제멋대로인 말썽꾸러기였지만, 서툰 방식으로나마 정성을 다하고, 결국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아이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노력과 진심이다”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사과 세탁소』는 웃음과 감동, 관계의 갈등과 회복, 이해와 포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모든 것이 무겁지 않게, 하지만 결코 가볍지도 않게 전해진다.
읽고 난 후 아이들이 말한다. “나도 팡팡처럼 실수했을 때 용기 내서 사과하고 싶다.” 그 말 하나에 이 책이 전한 감정의 결이 얼마나 깊고 따뜻했는지를 느끼게 된다.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우리 아이들 모두가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가길 바라게 된다.
『사과 세탁소』의 2편을 기대하며 책장을 덮는다. 누군가의 마음을 말랑 말랑하게 만들어줄 그 따뜻함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