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친구 678 읽기 독립 13
조영서 지음, 우거진 그림 / 책읽는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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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라면서 작은 귓속말 하나에도 마음이 콩닥콩닥 뛴다. 『귓속말 친구』는 그 떨림을 참 따뜻하게 포착해낸다. 소은이와 현지, 두 아이의 우정은 그렇게 작은 속삭임으로 시작된다. "너만 들으라고." 이 짧은 한마디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울림은 어린 독자들의 가슴속에도 조용히 내려앉는다.

하지만 우정은 늘 예쁘기만 한 꽃송이가 아니다. 가끔은 바람에 흔들리고, 가끔은 마음을 졸이게 하는 가시가 돋기도 한다. 소은이의 비밀이 퍼졌다고 오해하는 장면은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흔히 겪는 불안과 억울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현지는 스스로 고민하고, 용기 내어 먼저 손을 내민다. 아이답지만, 어쩌면 어른보다도 더 용감한 화해의 기술이다.

『귓속말 친구』는 단순히 "비밀을 잘 지키자"는 교훈을 넘어, 친구를 생각하는 따뜻한 시선, 서툰 감정도 배워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마음의 소리까지 들려주는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해간다.

읽기 독립을 시작하는 저학년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첫 독서의 좋은 징검다리가 된다. 짧은 분량, 친근한 말투,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책장이 어렵지 않게 넘어가도록 돕는다. 아직 글자를 읽기 시작한 아이들이라도 친구 관계의 이야기에 쏙 빠져들 수 있다. 학교 교육과정 속 인성교육 자료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가정에서는 부모와 함께 앉아 읽으며 대화를 나누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귓속말 친구》는 말한다. "진짜 친구가 된다는 건, 마음의 문을 여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있는 우리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속삭일 준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너랑 더 친해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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