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탕 - 가족의 소박한 일상과 고운 꿈을 담은 동시집
김하온 외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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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듯, 《가족탕》이라는 이름의 이 동시집은 가족이라는 작은 온탕 속에서 피어나는 말들과 마음들을 담아낸다.
이 책에는 열두 살 쌍둥이 남매, 초등학교 교사 아빠, 동화 작가 엄마가 함께 쓰고 그린 생활 속의 소박한 순간들이 시가 되어 모여 있다.

가족탕이라는 이름처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따뜻한 물속에 함께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든다.
목욕탕 온탕의 물결처럼 부드럽고 투명하게 퍼지는 언어들 속에서, 우리는 가족이라는 관계 안에서 경험하는 작은 웃음과 눈물, 때로는 생각지 못한 울림을 만나게 된다.

《가족탕》 속 시들은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이가 발견한 길가의 민들레 씨앗, 따뜻한 국밥 한 그릇, 화분 속 새순 하나까지, 평범한 일상의 조각들이 아이의 말과 부모의 시선으로 새롭게 빛난다.
그 안엔 어린이의 재치와 유머, 부모의 다정한 시선, 가족 사이의 잔잔한 울림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가르치려 들지 않고, 꾸며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어요 하는 담백한 목소리로 건네는 시 한 편 한 편이 독자에게도 잔잔한 미소를 남긴다.

교사로서도 이 시집은 반가운 선물이다.
아이들에게 시란 꼭 거창한 말로만 쓰는 게 아니란 걸 알려주기에 더없이 좋은 책.
가족과 함께 읽고, 쓰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집이란 점에서, 가정과 학교를 자연스럽게 잇는 따뜻한 연결고리가 되어줄 것이다.

가족탕이라는 제목이 딱 그렇듯이.
우리가 함께 몸을 담그고 온기를 나누는 시간처럼, 이 시집 속 시들은 마음 깊은 곳을 부드럽게 데운다.
읽고 나면 어느새 마음 한구석이 말랑말랑해진다.
그리고 다시 가족과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이 스르르 샘솟는다.

《가족탕》, 오늘 우리 집에도 한 번 틀어놓고 싶은 그런 온탕 같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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