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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 좀 안아 줄래? ㅣ 한울림 그림책 컬렉션
이아나 바우에르 지음, 페테르 슈케를 그림, 라미파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4년 9월
평점 :
누가 나 좀 위로해 줘.
뾰족한 가시와 호기심 많은 코를 가진, 쾌활한 고슴도치가 갑자기 외로워졌다. 위로받고 싶었다. 숲속에서 만나는 동물 친구들에게 안아달라고 하지만 그들은 적당한 핑계로 피한다. (고슴도치 처지에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핑계라서 더 이상 부탁할 수도 없다) 그러다 여우아이(여우 탈의 쓴 아이)를 만난다. 여우 아이도 단칼에 고슴도치의 부탁을 거절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달리 고슴도치를 안아 줄 친구를 찾아 함께 나선다. 하지만 안아 줄 친구가 나타나지 않자 여러 방법을 생각해 낸다.
도전 과제 만들기: 이 친구를 안아 주세요. 용기 있는 자만이 숲의 왕이 될 수 있어요.
나무판자, 페인트, 낡은 의자로 고슴도치를 안아 줄 거대한 장치(안아주는 기계) 만들기
까치에게 부탁하기
고슴도치를 막아 줄 옷 만들기: 천, 바늘, 실로 커다란 옷을 만들어 그 속에 공기를 채우기
수많은 방법으로 알아낸 건 결국, 그냥 따뜻하게 고슴도치를 안아 주는 것이었다! 고슴도치의 가시는 여우 아이를 찌르지 않았다. 다가가 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었던 것이다. 타인에게 베풀 따뜻함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것, 평범한 것임을 말해준다. 삶의 온기는 그냥 따뜻하게 안아 주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우리가 타인에게 따뜻함을 잘 보여줄 수 없는 이유는 두려움이 아닐까? 거절당할까 봐, 잘난 척으로 보일까 봐, 오지랖으로 보여 싫은 소리들을까 봐. 그래서 여우아이는 ‘여우’ 동물이 아니고 여우 탈의 쓴 아이로 표현한 것 같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함과 사랑이 있으므로. 그것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