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사계절 그림책
김정선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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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려고 콩밭에 누웠는데 그날 밤 하늘이 너무 예뻤다.

 

작가의 어머니 말씀이다. 표지그림과 이 문장만으로는 참 예쁜 추억같은데, 막상 동화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음이 저리다.

 

표지를 보면 녹차밭 사이 숨어있는 하얀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순득이의 표정이 너무도 밝다. 순득이 머리 위에 있는 짐보따리가 마음에 걸리지만 환한 미소의 순득이를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동화에는 2명의 순득이가 나온다. 달성국민학교를 다니는 양조장 집 박순덕이, 저전거포 집 이순득. 이들은 늘 함께 다니는 단짝 친구이다.

그러던 어느날, 전쟁이 터지고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 목숨을 건 피난길, 위험하고 배고프고 힘들고 너무나 힘들고 긴 이 피난길에 오른 박순득 시점에서 먼저 숨바꼭질을 시작한다.

꼭꼭 심어라. 머리카가 보이라.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삶의 터전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슬프다 허망하다. 그래도 전쟁이라는 슬픈 현실 속에서도 우리 순득이의 표정은 너무도 해맑다. 그 속에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 이 아이들 때문이 아닐까?   

책의 말미에 '못찾겠다. 꾀꼬리'를 말하며 주저 앉아 있는 순득이 모습을 오랫동안 보았다. 그 슬픔이 오래 가지 않기를, 박순득이 빨리 이순득이 만났기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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