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50
퍼트리샤 튜더산달 지음, 김수경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나이 50, 50대라 하면 좀 어정쩡한 듯 하다. 노년이라 하기에는 젊으나, 중년으로부터는 이미 하향 곡선을 그리며 추락하는 연령대인 듯한 느낌이다. 물론 언젠가는 나에게도 들이닥칠 나이이지만. 50대인 사람을 만나면, 예전의 패기와 기백은 많이 사라진 듯 하여 다소 안쓰럽다. 미래를 바라보며, 앞만 보며 살아왔지만, 언젠가는 살아갈 수 있는 미래가 그리 길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이전처럼 열정적으로 살아낼 수 없을 것이다. 건강과 체력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고, 생존하는 것 조차도 버거울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도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과 영향력이 어떠냐에 따라 존재감의 무게는 다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발달심리학 전문이며, 따라서 이 책은 여성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갖게 되는 심리를 자신의 경험에 입각해서 쓴 책이다.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도기의 신체적인 변화와 마찬가지로 젊은이가 노인이 되는 과도기의 신체적인 노화도 심리면에서는 충격적이다. 사춘기의 반항이나 갱년기의 우울은 모두 원인이 있으며, 그것은 피할 수 없다. 그 시기는 슬기롭게 살아야할 시간들일 뿐이다.

50대가 되어 거울 속에 비친 나의 외모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며, 나는 종종 나이 든 부모의 모습을 닮아 있음에 흠칫 놀랄 것이다. 맘에 들지 않는 외모를 성형수술 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시절이 되었으므로, 성형수술의 유혹도 받을 것이다.

50 이후에 생계가 해결되어 있으면 여유있는 생활을 원할 것이고, 여유있는 생활이 가능하다면 사회 속에서 삶의 보람을 찾게 될 것이다. 사람은 그런 존재인 것이다. 1차적인 욕구가 해결되면 2차, 3차의 욕구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한 50대 이후의 삶은 그 이전의 삶에서 준비되어져야 한다. 누군가는 서드에이지라 하고, 누군가는 2막이라 하는 연령대의 삶은 그 전의 인생이 얼마나 치열했고 치밀했었는가에 승패가 달려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어떤 준비없이 50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너무 바쁜 나머지 말이다. 하지만, 방향성을 잃은 여행이나 목표없는 질주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뻔하다. 그러므로 세컨드에이지는 서드에이지를 준비하느라고 바쁜 일상이 되어야 하고, 서드에이지로 가는 여정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50대에 접어들기 시작한 여성의 심리를 묘사하고자 하였겠으나, 심리를 아는데에 머물러 있기에는 나는 좀 바쁘다. 어린이에서 성인이 되는 것은 부모로부터 정신적인 면에서나 경제적인 면에서 독립 하는 것이다. 부모와 대등해지는 과정인 것이다. 젊은이가 노인이 되는 것은 사회로부터 독립하는 것이다. 세상의 관습이나 관념으로 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물론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듦에 따라 노화가 진행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세상이 젊은이들을 더 선호하는 것도 정상이다. 노년은 노년으로서의 삶이 있고, 그것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중년은 그러한 노년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좀 더 풍요롭고 성숙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거칠 것이 아무 것도 없기를 바란다. 미래는 현재가 만들어간다.

 
- 인상깊은 구절-
'그 결과 상류층의 간부가 공장노동자보다 인생에 만족하는 것도 아니었고,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생에 충실함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돈, 권력, 지식은 현실의 인생에서 바라는 목표가 되었음에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즐거운 일, 주변 사람과의 좋은 인간관계, 긍정적인 자기 수용이었다. 제3의 연령에 있는 사람들조차 가장 부족한 것은 능력도 직관력도 아닌 충분한 자신감이었다. 자신감이 없으면 능력을 사용할 수 없고, 삶의 질은 부정적인 것이 된다.'(p.162,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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