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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이영돈 지음 / 예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마음>의 원고들과 관련 자료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책 보다는 TV를 통해 이 다큐멘터리를 봤으면 영상과 음향 덕분에 더 큰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총 26개의 장으로 이루어졌으며, 400페이지 넘는 두께에, 다양한 사례들과 사진이 풍부하게 실려있는 책이다.
책은 마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최고의 방법은 용서라고 주장하며 끝을 맺는다. 그렇다면 우선,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은, 의식과 지식과 감정이 어우러진 뇌의 상태이다. (동물이) 살아있다고 해서 '마음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로봇이) 특정 지식을 가졌다고 해서 마음이 있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동물에게) 감정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다. 마음은 사람에게 고유한 것이며, 어떤 정보를 어떤 감정과 함께 뇌에 입력했는가에 따라 마음의 상태는 달라진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 감정이 건강을 지배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감정은 그리 쉽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의 생성은 기억과 경험에 의존한다. 어떤 경험을 많이 했는가에 따라서 뇌는 익숙하고 강렬한 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한다. 몸은 기억과 경험들에 근거하여 판단을 하고, 실천하며, 그것은 다시 뇌 속에 기억으로 남는다.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싶다면 좋은 감정으로 좋은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해야 한다. 이 원리는 자녀교육이나 학습, 그리고 건전한 생활 등에 두루 적용할 수 있다.
공포와 분노, 피해의식 등은 건강한 마음을 갉아먹고 그의 삶을 무력화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그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심지어는 자신의 삶을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 특히, 죽음은 말이다.
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것을 대체할 기억들을 반복해서 입력해야 한다. 실제의 기억든지, 아니면 상상이든지 뇌는 상관하지 않는다. 과거의 기억을 버리기 위해, 대체할 만한 현재의 기억을 입력하고 미래를 상상해도 뇌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러므로 희망을 가져야 하고, 희망을 이루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계속되어야 한다. 희망의 입력이 반복될 수록 기억은 탄탄해지고, 그것은 몸을 통해 현실이 된다. 어떤 기억을 탄탄하게 만들지를 정하는 것은 각자의 선택이다.
건강한 사람으로 거듭나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한다면 뇌가 그것을 원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긴장으로 몸과 마음이 꽉 차 있다면, 아무리 좋은 것을 원해도 뇌는 그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뇌가 좋은 것을 받아들일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완, 호흡, 명상이다. 우리의 몸과 뇌는 이러한 행위들을 통해서 스트레스와 긴장으로부터 자유로와지고, 편안해지며, 기왕의 정보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명상을 하므로써 집중력이 생기거나 학습효과가 높아졌다고 하는 근거이다.
이 책의 후반부인 24장, 25장, 26장은 '용서'에 관한 내용이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을 살고자 하는 나를 위한 것이다. 울분과 분노로 가득한 인생을 사는 것은 너무 괴롭다. 가족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고, 그를 사형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로 놀랍기만 한 그들의 선택을 보면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증오와 복수는 사실을 바꾸지 못하고 더 나은 미래도 보장하지 못한다. 대안은 용서밖에 없는 것이다.
뇌를 알면 성격을 바꾸거나 삶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억력이 감퇴되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 또한 명상과 운동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하니 반갑다. 독서에 이어 명상과 운동이 내 삶의 일부로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 인상깊은 구절 -
'누군가에게 희망이 없다면 문제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지레 겁을 먹고 싸우는 일을 포기하면 지게 된다. 하지만 희망이 있으면 싸우기 시작한다. 자신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길을 따라 계속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어떤 보장이 있거나 항상 그렇게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 희망이 있으면 현실에 토대를 둔 계획과 전략이 생긴다. 희망은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앞으로 나가고 충족감, 만족감, 성공을 주는 방식으로 개인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바로 희망의 도미노 효과다'(p.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