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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잘할 수 있는가 - 내 안의 강점발견법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지음 / 고즈윈 / 2008년 3월
평점 :
구본형 소장이 걸어가는 길을 보면 가슴이 뛴다. 해마다 책을 쓰고,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나누어 다른 사람들의 발전을 돕겠다는 그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이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세우고, 어떻게 이루어가는지가 책을 통해서, 홈페이지를 통해서, 그리고 그의 후학(!)들이 낸 이 책을 통해서까지 한 눈에 보인다. 꿈은 이렇게 이루어가는 것이다.
'내 안의 강점발견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연구원 6명이 공동으로 집필한 것이다. 그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강점이 있는지를 발견하므로써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고민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6명이 제 각각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자 시도했던 방법은 말 그대로 자신의 취향(기질)에 따른 것이다. 저자들이 자신에게 적용했던 6가지의 강점 발견법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생애분석법 - 문요한
자신의 생애를 거슬러 돌아보면서 행복했었고 만족했던 시기와 그렇지 못했던 시기를 체크하는 방법이다. 현재로부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연도별로, 시기별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므로 방법 자체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내세울 것도 없고 아픈 기억 뿐인 과거를 가진 사람에게는 끔찍한 방법이 될 것이다. 과거의 나를 딛고 서고자 한다면, 설령 아픔으로 점철된 과거라 하더라도 돌아봐야겠지만 말이다.
2. 가족의 기질 파악하기 - 박승오
가족들의 성향은 거의 비슷하다. 자라온 환경이 비슷하고, 영향받은 인물(부모, 친척, 이웃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어떤 기질과 성향을 가졌는지를 봄으로써, 그들의 장단점을 파악함으로써 내가 취해야 할 행동과 나아갈 방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을 평가하고 판단한다는 것이 조금은 잔인하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든다.
3. 욕망리스트 작성, 검토, 체험하기 - 김귀자
과거 보다는 미래에 희망을 갖는 사람에게 적합한 방법일 듯 하다. 원하는 것들을 글로 작성하고, 일정 시기가 지나서 그것을 검토하여 가감하는 꾸준함, 또한 원하는 것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체험하고자 하는 실천이 수반되면 좋을 방법이다. 목표가 있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적인 습관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4. 몰입한 경험 분석하기 - 한명석
생애분석법과 유사하나 약간 심화된 방법으로 보여진다. 과거 일정기간 어떤 것에 몰입한 경험이 있었는지를 먼저 파악한다. 몰입이란 어떤 것에 집중하는 행위에 만족감과 행복감이 따른 것이므로, 긍정적인 경험에 집중할 수 있다. 10대, 20대, 30대 등의 연령대에 나는 무엇에 몰입하였는지, 나의 어떤 기질이 그 몰입을 가능하게 했던가를 분석하고 평가한다. 그러면 앞으로 그 기질을 어떻게 살려 무엇에 몰입할 것인가가 그려질 것이다.
5. 계획세우기와 결과 분석하기 - 오병곤
목표가 분명하고 계획이 구체적이며 그 결과 또한 가시적일 때(업무적으로나 일상적으로 그런 삶의 패턴을 가진 사람일 때) 적용하기 쉬운 방법이다. 목표와 실천계획, 결과를 표로 정리하고 그것을 이루기까지 자신의 어떤 점이 효과를 발휘했는지를 분석한다. 자신의 기질을 먼저 알아서 무언가를 목표로 세우고 실천을 하라는 다른 방법과는 순서가 반대인 듯 하다.
6. MBTI와 스트렝스파인드 등의 전문검사받기 - 홍승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애,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갖는다. 아니 경험 그 자체 보다는 경험의 결과에 따라 부정적인 자아상 내지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내 안에는 나도 알지 못하는 내가 있는 것이고, 그것은 계발하고 발전시키면 강점이 될 가능성을 놓쳐서는 안된다. 그런 면에서 MBTI나 스트렝스파인더는 내가 알지 못했던 나, 미지의 나를 만나게 해 주는 도구가 될 것이고, 나는 또 다른 나를 계발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든 한번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분석하는 행위가 필요함을 느꼈다. 위의 6가지 중에서 내가 시도해 보고 싶은 방법은, 몰입경험분석과 전문검사받기이다. 돌아보니 나에게도 연령대별로, 그리고 거의 10년 주기로 몰입했던 경험이 있는 것 같다. 그 몰입이 일생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아쉽다. 몰입을 멈추는 시점에는 많은 혼란과 자괴감으로 우울했으며, 몰입할 대상이 없었던 시기에는 몰입할 대상을 발견하고자 노력했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MBTI와 스트렝스파인더는 과거에 대한 의식적인 회상없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방법인 것 같아 끌린다. 검사결과에 대한 놀람과 의외성은 있을 것이나, 과거를 회상하고 가족을 분석하여 나를 파악하는 것 보다는 충격이 덜 하지 않을까 해서다. 그리고 욕망리스트를 작성하는 것과 계획세우기와 결과분석하기는 일상의 목표관리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마다 이 책의 활용방법이 다를 것이다.
- 인상깊은 구절 -
'그동안 생각한 대로 살고 싶은 욕망이 절실하지 못했다. 용기가 없었다. 그러다 시간은 흘렀고 돌이키지 못할 지경까지 온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주어진 대로 시시하게 살다 가고 싶지 않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중략) 갑갑한 현실에서 과감하게 탈출하여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진정한 나'를 찾아 나섰다. 드디어 인생 제2막이 소리 없이 시작되었다.'(p.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