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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영문법 - 영문법 학습의 유쾌한 반란
손길연 지음 / 어학세계사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새해 벽두부터 '영어통달'은 온 국민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되고 말았다. '영어'에 이렇듯 목을 매게 하는 나라도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합해 12년 동안 영어를 공부했고, 대학교 졸업 후에도 여전히 영어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으로나, 일상생활에서나 영어를 할 줄 몰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데도 말이다. 영어를 잘 하는 것(말하고 듣고 읽고 쓰고 면에서)이 꿈일 정도로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마법과도 같은 법칙에 의해서 영문법을 '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 때문이었다. 잠시 벼르다가 이 책을 읽기로 했고, 출퇴근 하면서 읽느라 보름이 걸렸다.
이 책에는 도표와 그림이 많이 나오고, '마법의 집'과 '친구들'이 나온다. 도표를 사용한 경우는, 예를 들어, 시제를 단순시제부터 완료진행형 시제까지 12개로 구분해 놓고 그것이 어떤 동사형식을 취하는가를 정리하는 식이다. 물론 예문 한두개씩 곁들여주는 경우도 많다. 관계대명사 부분에서는 선행사와 관계사와의 관계를 화살표와 상자로 설명하고 말이다. '동사 마법의 집', '준동사 마법의 집', '명사 마법의 집' 등 6개의 마법의 집이 나오고, 그 집에는 또 마법사 친구들이 나온다. 소제목은 '...를 부르는 주문'이라고 되어 있으나 주문은 나오지 않는다. 마법의 친구들은 조동사, 시제, 법, 태 등 아주 많다. 8품사와 시제, 태, 법 등을 설명하면서 '마법'이라는 단어를 붙여 놓았다. 그리고 각 챕터마다 실전테스트가 있어서, 이미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고, 맨 뒷부분에는 해설과 답도 나와 있다.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 책인가를 물은 사람이 있어서 생각해 보았다. 나무그림, 말 그림, 기차 그림 등등..칼라그림들로 품사와 용법들을 설명했으므로, 고등학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중학생이 보기에는, 300페이지 넘는 분량과 도표 속 작은 글씨의 예문들이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마법사 친구의 설명이 좀 장황하다 싶을 때가 많으므로, 일목요연하게 영문법을 정리하고자 하는 대학생일 경우에는 지루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토플시험 준비용은 아닌 듯 하다. 나오는 단어나 예문이 평이하기 때문이다. 중학교 3년 동안 배운 영어를 정리하고, 영어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하는 고등학교 1학년, 2학년에게 적당할 듯 하고, 기초가 부족하다 생각하는 고3에게도 맞을 것 같다. 10년, 20년 영어를 해 왔으나 영어에 자신이 없는 성인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한국어 설명이 너무 장황해서이고, 획기적인 암기법이 그리 많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계사에 대한 설명은 잘 되어 있으므로 일독해도 좋겠지만 말이다.
열심히 했든 안 했든, 영어를 오래 접하면서도, 영어회화는 고사하고 기초적인 영어문법조차 자신이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파고들지 못해서 이고, 외우지 않아서 이다. 몇년 전 광고를 보고 혹해서 구입했던 500페이지 가까운 영문법책과 초등학생용으로 나온 영영사전을 다시 보고싶어졌다. <마법의 영문법>, 이 책은 이렇게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걸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