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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 세계 편 (반양장) -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편 ㅣ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채사장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넓고 얕은 지식. 제목을 보고 읽어도 되나 고민했다. 넓고 얕은 지식이라. 중요한 이론들을 저자의 생각대로 폭넓게 정리했을 것 같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분야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내가 학자가 될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베스트셀러. 책이야 재미삼아 읽는 기호식품이 아닌가. 쓸데없는 진지함을 버리고 가볍게 책을 들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학창시절 사회 시간에 얼핏 들었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여러 가지 중요한 개념들을 앞뒤로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하고 정리해 준다. 유머러스한 젊은 사회 선생님이 수업하는 느낌이다. 말투가 세련되고 재미있다. 역시 베스트셀러인가! 내용은 제목대로 깊게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책의 빈 곳에 잔뜩 채워 넣을 여유가 생긴다.
저자는 우리가 위치한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이 지적 대화의 첫걸음이라고 한다. 역사로 시작하여 우리가 사는 사회 구조가 이루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생산수단을 갖게 되면서 빈부격차가 생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느냐 마느냐의 갈등이 생긴다. 경제 문제가 정치의 시작인 셈이다. 이 갈등이 곧 체제의 충돌이 생겼으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대립하고 세계는 자본주의 체제로 대체로 통일 된다. 체제의 근본 문제는 가진 것을 어떻게 나누는 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의무론과 목적론으로 대두되는 윤리를 다룬다. 우리나라는 매우 특수한 신자유주의라는 체제로 편입되었으며, 우리가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할지는-매번 교양 책의 마지막장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숙제-바로 당신들의 몫. 이렇게 1권은 마무리 된다.
정치를 설명하면서도 왈가불가 쟁점이 될 만한 언급은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이것과 저것이 있다.”고 침착하게 설명할 뿐이다. 일단 혼자 오버해서 이것저것 생각 해 본다. 특히 사회 체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독자가 “이런 불합리한 경우가!”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책의 결론을 보면 그는 정치적으로 은근하고 미묘하게 진보 성향으로 대중들을 이끈다. 마치 무지한 대중들에게 “싸우려면 이 정도는 알고 갑시다.” 하는 은밀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간결하게 무엇을 설명하려는 압박이 들어서 일까 저자는 설명하려는 개념들을 끝없이 두개로 나눈다. 좀 더 복잡한 상황과 어쩔 수 없는 예외들이 많고, 때로는 예외가 아예 하나의 분류가 되는 경우도 많지 않던가. 그래서 혹시 놓치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또 다시 쓸데없는 걱정. 책은 한마디로 ‘꿀잼’. 이런 저자가 대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볍게 읽고 무겁게 생각하기 좋은 책이다.
2권은 첫판부터 진리를 다룬다. 절대주의와 상대주의로 시작한다. 저자를 믿고, 잠깐 심호흡하고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