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스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5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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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스노우맨, 네메시즈에 이어서 제가 읽은 4번째 '요 네스뵈'의 소설입니다. 데빌스 스타까지 포함해서 4권 모두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으니, 이 정도면 확실히 믿고 볼 수 있는 작가 리스트에 확실히 올릴 수 있겠네요. 저는 '리디북스'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전자책으로도 책을 구입하기도 하고, 알라딘을 통해서 종이책을 구입하기도 한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 각각 일장일단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비소설류 - 학습과 관련된-는 전자책을 선호하고 소설류는 종이책을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비소설류의 경우, 예를 들어 경영,경제 관련된 책이면, 보다가 체크해두는 부분이 꼭 있기 마련이고, 이런 경우에 전자책은 북마크를 해두면 나중에 굉장히 쉽게 찾아볼 수 있거든요. 종이책은 책을 접어두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책을 손상시키는 것을 안 좋아해서요. 반면에 소설책은 편하게 읽고, 보통 2번 이상은 잘 읽지 않으니 중고로 되팔 수 있어서 종이로 된 책을 선호하죠. 그런데 희안하게 요 네스뵈는 4권, 아니 실은 아직도 안 읽은 책 (레드브레스트)이 1권 더 있으니 5권 모두 전자책으로 구입을 했네요. 이 말인즉, 중고로 팔지않고 두고두고 보겠다는 말인거죠. 

 

해리 홀레

외톨이에 술고래, ​톰 볼레르를 제외하고 경찰청 7층 강력반 최고의 형사이자 이단아. 그가 그렇게 뛰어난 형사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이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인 형사를 위해 지난 몇 년간 비아르네 묄레르가 병적일 정도로 자기 목을 걸지 않았더라면 해리 홀레는 진작 해고되었을 것이다.

​190 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민첩하고 깡마른 몸. 수사에 있어서는 천재적이지만 권위주의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반항적 언행으로 종종 골칫거리가 되는 주인공 해리 홀레가 등장하는 소설이며, 또한 작가 요 네스뵈가 스스로 '내 소설 중 가장 하드보일드한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는 오슬로 (노르웨이에 있는 지역)를 주 무대로 펼쳐지는 '오슬로 삼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합니다.

삼부작이 레드브레스트, 네메시스, 데빌스 스타의 순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굳이 전작들은 보지않으셔도 읽는데에 전혀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다만 앞의 이야기들을 읽으면 '데빌스 스타'에서 해리 홀레와 톰 볼레르간의 갈등이 왜 있는지, 그리고 해리가 왜 그렇게 복수에 대해서 무서운 집착을 보이며 조금씩 어둠 속으로 빠져들어가는지를 이해하고 조금 더 이야기에 깊이 빠질 수 있을거에요. 사실 저도 네메시즈, 데빌스 스타를 읽고, 이제서야 레드브레스트는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

​아름다운 여자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범인은 사건 현장에 손가락과 다이아몬드 (별)을 남기고 사라지죠. 피해자들 간의 연관성은 보이지 않지만, 해리의 알콜성 추리능력 (?)덕분에 5라는 형태 (숫자)에 대해 범인이 집착한다는 것을 단서를 발견하고 점점 수사망을 좁혀가죠. 어떻게보면 굉장히 고전적이고 진부하기도 한 설정이지만 요 네스뵈 작가는 글이라는 건 어떻게 써야 재미있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것 같아요. 연쇄 살인에 관한 전문지식은 물론이고 정말 생생한 인물과 배경묘사, 빠른 전개가 이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연쇄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동시에 한편에서는 해리와 톰 볼레드 간의 갈등, 갈등고조, 폭발, 해결의 과정이 함께 어우러져서 최근의 추리소설 중 가장 쫄깃한 글을 본 듯 합니다.

" 난 그녀를 매장하지 않았오. 오히려 그녀를 다시 자궁으로 돌려보낸 거요. 거기서 그녀의 부활이 시작되는 거지.​

살인자가 피해자에게 가진 애정과 증오, 그리고 이 애증을 바탕으로 한 시체를 처리하는 방식, 증거물을 숨기는 살인자의 엽기적인 행각들.... 이런 것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작가가 본인 소설 중 가장 하드보일드한 작품이라고 말한게 그냥 책 선전용은 절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많은 등장인물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해리 홀레라는 이 소설의 주인공에 무언가 애정이 가는 이유는 아마도 주인공이 굉장히 불완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어렸을때의 트라우마와 본인과 연관된 사람이 죽어간 사건들때문에 알콜중독자가 되버리고, 직장내에서도 일은 잘 하지만 아무도 좋아해주지 않는 (물론 좋아하는 사람이 한, 두명은 있지만)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그렇다고 저렇게까지 망하지나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게되네요.

뭐랄까. 어벤져스에서 나오는 아이언맨과 같다고 해야하나요. 외계인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 외계에 잠깐 나갔다가 돌아온 이후로 극심한 불안증상이 생기고, 결국에는 약간의 편집증까지 생기게 되는 과정이 해리 홀레와 비슷한 듯 하네요. 밀린 책들이 많아서 레드브레스트는 언제 읽어야 하나하지만, 재미있는 책을 아껴놓고 볼 수 있다는 것도 나름의 행복이 아닐까 싶네요.

 

▒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바닥이 움푹 파인 부분에 이르러 잠시 멈췄으나 뒤에서 더 많은 물이 밀려오자, 이내 겁먹은 생쥐처럼 굽도리널을 향해 쪼르르 내려갔다.

증기 때문에 욕실의 모든 표면에 김이 서렸고, 그것은 다시 줄무늬를 그리며 줄줄 흘러내렸다. 거울은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음식에 대해 몇 가지 배운 게 있는데 그중 하나가 피에는 알부민이 들어 있다는 거에요. 그래서 65도 이상의 물속에 피가 떨어지면 응고하면서 덩어리가 되죠. 끓는 물에서 달걀이 깨졌을 때처럼요. 안데르스가 물속의 덩어리를 먹더니 달걀 맛이 난다고 했을 때 전 그게 피라는 걸 알았어요.

잘 알죠. 5라는 숫자는 흑마술에서 가장 중요한 숫잡니다. 위를 향한 꼭짓점이 하나던가요, 둘이던가요 ?
하나였습니다.
그렇다면 악마의 표식은 아니군요. 형사님이 말하는 건 아마도 활력과 열정의 상징일 겁니다.

해리는 담배를 힘껏 빨았다. 니코틴이 그의 정맥을 따라, 허파의 가는 모세혈관을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그의 몸에 독을 퍼뜨리고, 건강을 해치고, 그를 조종했지만 그래도 마음의 준비를 시켰다. 젠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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