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
샤를로테 링크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독일, 추리) 관찰자 - 샤를로테 링크

 

그는 많은 사람들을 관찰했다. 그는 사람들의 하루 일과와 습관 등을 기억하고 그들의 정확한 생활환경을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은 관찰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아무에게도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마치 빨려 들어가는 소용돌이 같은 것이이었다. 한번 시작하면 절대로 그만둘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컴퓨터광들이 세컨드 라이프(인터넷상에 존재하는 가상현실 공간)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을 사로잡는 그것이 그의 상황과 가장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존재하는 삶 외의 가상의 삶.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삶. 다른 역할로 살아갈 수 있는 삶. 

​저도 누군가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도 기억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지하철 안에서의 누군가, 혹은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아,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하네, 저 사람은 어떻구나'라고 혼자서 생각하곤 하죠. 그렇다고 이상한 상상을 하거나 하는 변태는 아닙니다. 하하하.

어쨌든, 각설하고, 이 책은 이런 관찰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제가 생각한 타입의 추리소설은 아니였어요. 우리가 생각할 때, 아닌 제가 상상하는 소설에서의 관찰자는 누군가를 지켜보는, 집착의, 병적인 사이코패스의 무서운 살인마... 이런 식으로 상상을 하고 책을 펼쳤는데,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관찰자는 집착적이긴 하지만 많이 모자란, 소심한 인물입니다. 살인자는 더더욱 아니구요.   

다른 사람들은 관찰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아무에게도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마치 빨려 들어가는 소용돌이 같은 것이이었다. 한번 시작하면 절대로 그만둘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처음 위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될때만 하더라도 굉장히 기대를 했지만, 얼마 가지않아서 관찰자 (삼손 시걸)의 성격, 생김새 등의 묘사에 실망하면서 기대감이 급 하락되었죠.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흐름은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읽기가 편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재미있는 일이란 읽기 편한 글이거든요.

묘사가 굉장히 멋있고, 문장이 수려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더라고 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읽기 편한 책들이 있어요.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술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책들말이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합니다. 물론 이 사람의 글도 '로또' 성격이 있어서 강약중간약의 흐름을 잘 골라서 봐야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어쨌든, 이 책도 나름 읽기가 편해요. 그래서 등장인물은 조금 아쉽지만, 그리고 나중에 밝혀지는 살인자도 뜬금없지만 왠지 모르게 나쁘지 않았다는 아니 괜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제로 검색을 해보니 독일에서는 굉장한 베스트셀러 작가 중의 한 명이더군요.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고, 그냥 킬링타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그는 바람에 맞서 머리를 들고 동물처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바람에서 눈 냄새가 나는 듯했다.

 

그녀가 사는 아파트는 방음이 잘 되지 않아 어떤 소리도 그냥 집어삼키는 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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