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산
안토니오 그람시 글, 마르코 로렌제티 그림, 유지연 옮김 / 계수나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들과 함께 세상 읽기

양솔규 기획조정실 국장

 

 

 

 

 

 

 

 

 

 

 

 

 

 

 

 

 

 

 

 

 

 

무지개 욕심 괴물/ 김규정 글·그림 / 철수와영희 / 20143/ 12,000

당신은 어느 편이죠?/ 조지 엘라 라이온 글, 크리스토퍼 카디낼 그림 / 고인돌 / 201312/ 13,000

생쥐와 산/ 안토니오 그람시 글, 마르코 로젠제티 그림 / 계수나무 / 20136/ 11,000

흑설공주 이야기/ 바바라 G. 워커 / 뜨인돌 / 20028/ 7,500

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백남호 글·그림 / 철수와영희 / 20121/ 10,000

 

 

 

 

 

 

 

 

 

 

 

 

 

 

 

 

 

 

 

 

원모임을 하면 가끔 어린 영유아를 데리고 오는 당원들이 계신다. 얼마 전에도 어느 당원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당원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왔다. 맑은 눈망울이 얼마나 깊은지, 인형 같은 속눈썹이 얼마나 예쁜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 평등하고, 평화롭고, 생태친화적인 사회를 물려주는 것이 우리 진보정당운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의 몫이다.

그런데, 이런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거 못지않게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다음 세대가 자기 삶과 사회의 주인이 되고,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되도록 해주는 일일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마침 창작과비평 출판사에서 창비아동문고 발간을 시작했고, 이 문고를 통해 국가주의에 찌든 위인전이나 틀에 박힌 남녀성역할과 계급차별적인 사고, 농촌에 대한 차별적 사고를 어느 정도는 피할 수 있었다. 권정생 선생의 <몽실언니>나 이오덕 선생의 <개구리 울던 마을> 같은 동화가 바로 그것이다. 2014년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책을 권해 줄까?

 

탈핵 세대를 위한 준비!무지개 욕심 괴물

이 책은 부산 광안리에 살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아이와 이 땅의 아이들을 위해 쓰고 그린 탈핵 이야기이다. 주인공 라울이 욕심 발전소’(핵 발전소)에서 나온 욕심 괴물’(방사능)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보이지도 않고, 소리도 없고, 냄새도 나지 않는 이 괴물과 라울의 한판 승부는 어떻게 될까? 이 책의 뒷부분에는 동화를 읽은 아이들에게 엄마아빠가 부연설명을 할 수 있도록 짧은 탈핵 관련 문답이 달려 있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은 물론 유아들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비유해 놨다. 한국탈핵으로 유명한 김익중 교수가 감수를 했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아빠와 엄마!당신은 어느 편이죠?

이 책은 1931년 미국 켄터키 주의 할란 카운티에서 벌어진 광산노동자들의 실제 투쟁 실화를 담고 있다. 탄광회사의 탐욕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한 아빠를 해하기 위해 회사가 고용한 총잡이들이 집으로 몰려와 총을 난사한다. 이에 엄마인 플로렌스 리스는 민요에 가사를 붙여 저항한다. 그리고 이 노래는 전세계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서 불러지게 된다. 아빠 샘 리스와 노랫말을 지은 엄마 플로렌스 리스는 이후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올해 1월 작고한 가수 피트 시거(Pete Seeger)와 함께 테네시 주에서 교육센터 활동도 했다. 이 유명한 노래는 유튜브에서 검색(which side are you on?)해보면 피트 시거의 음성, 그리고 플로렌스 리스의 실제 음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멕시코 출신 만화가이자 벽화가 크리스토퍼 카디낼이 맡았다. 벽화가 출신 답게 판화풍의 시원시원한 그림이 감동을 더한다.

 

옥중에서 보내는 사랑노래!생쥐와 산

이 동화책의 저자는 그 유명한 이탈리아 혁명가 안토니오 그람시이다. 이 동화는 사실 그가 옥중에서 보낸 편지를 모은 책, 감옥에서 보낸 편지(2000, 민음사)에 원 글이 번역(193161일자 편지)되어 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삼림벌채로 황폐화된 산을 쥐가 복구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그람시의 고향인 이탈리아 반도 옆 사르디니아 섬에서 내려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용은 심오하지 않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대신 보다 많은 풍부한 부모들의 해설이 덧붙여져야 할 것 같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이야기할 수도 있고,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릴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 글은 푸쉬킨에 빠져들며 문학적 재능을 보이고 있는 아들 델리오를 위해 그람시가 쓴 이야기를 토대로 했다. 그러나 그림책의 반은 그림이다. 마르코 로젠제티의 파스텔톤의 그림은 아름답고 평온하다.

 

세상의 모든 딸, 아니 아들들을 위한 반전동화! 흑설공주 이야기

이 책의 저자 바바라 G. 워커는 어렸을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주가 결혼하여 잘 살았다더라는 등의 동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한 동화들은 겉모습은 아름답고 화려하지만 결국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시각 등, 남성중심적인 시각을 내재화하게 만든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자라면서 익숙하게 들어왔던 동화를 여성의 시각으로 새로 꾸몄다. 예를 들어 흑설공주에서는 계모와 흑설공주를 대립적 관계로 두지 않고 헌터 경에 맞서 우정어린 관계로 그린다. 또한 막내 인어공주에서는 또 다른 공주를 등장시켜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공주의 상을 제시한다. 이 반전동화 시리즈는 흑설공주 이야기2로 이어지며, 보다 저학년들을 위해 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1, 2로도 나와 있다. 이 책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이 읽기 적합할 것 같다.

 

일하는 엄마 아빠를 감싸주는 따뜻한 그림책!일하는 우리 엄마 아빠 이야기

어릴 적 길에서 만난 엄마와 아빠의 모습이 부끄러워 도망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우리는 엄마와 아빠처럼 살지 않아야 된다고 입술 굳게 깨물고 살아오지는 않았는가? 세상의 많은 동화와 드라마는 우리가 매일 만나는 평범한 일하는 사람들을 하찮게 그린다. 하지만 막상 우리 옆에 있는 미용사가 없다면, 짜장면 배달이 안된다면, 아무도 배추 농사를 짓지 않는다면, 가을전어를 잡는 어부가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이 책은 평범하게 일하는엄마 아빠의 모습을 그린다. 16가지 일을 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과 함께, 그와 관련된 물건들을 설명해주고, 거기에 더해 그 직업과 관련해 엄마,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과제를 내준다. 예를 들어 과일가게를 하는 엄마 아빠의 일을 소개하면서, 수박화채 만들기나 과일주스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그림책은 우리 엄마 아빠를 세상의 예쁜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따뜻하면서도 감동적인 그림책이다.

 

<더 읽을만한 책>

흑설공주 이야기2/ 바바라 G. 워커 / 뜨인돌 / 20058/ 7,500

어린이를 위한 흑설공주 이야기1,2/ 양연주 외 / 뜨인돌어린이 / 9,000

우리 엄마는 왜?/ 김고연주 / 돌베개 / 20135/ 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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