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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신화의 유래에 대해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첫째, 성서설 이다. 이 설에 의하면 모든 신화적 전설은 사실이 위장되고 변형되기는 했으나 모두 성서의 이야기에 유래한다는 것이다.
둘째, 역사설 : 이 설에 의하면 신화의 등장인물은 다 실재 인물이었고 그들에 관해 이야기되고 있는 신화나 전설은 모두 후세의 사람들이 부가하거나 장식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셋째, 우화설(寓話設) : 이 설에 의하면 고대인의 모든 신화는 우화적이고 상징적이며 우화의 형식 아래 도덕적, 종교적 혹은 철학적 사실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문자 그대로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넷째, 자연 현상설 이 설에 의하면 공기, 불, 물과 같은 원소는 원래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었고 주요한 신들은 모두 이러한 자연의 힘의 의인화(擬人化)였다. 이러한 자연의 요소의 의인화에서 자연계의 여러 가지 것을 통할하고 지배하는 초자연적 존재자의 관념으로의 이행은 용이한 것이었다.
나는 성서설에 끌리기도 한다. 이유가 무엇이냐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볼 수 있는 내용을 성서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데우칼리온과 퓌라 이야기, 성서의 대홍수 이야기는 너무나 흡사하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성서설도 배제하지 않지만 그 중심내용은 거의 역사설인 듯 하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에 소개한 12꼭지의 글은 신화의 이해와 해석에 필수적인 12개의 열쇠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제1장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는 신화 속에서는 물론이고 신데렐라와 달마대사에 이르기까지 신발 한짝을 잃어버린 사람들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외짝 신발은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이윤기씨는 자신이 나름으로 확보한 미궁의 실타래 하나를 이렇게 제공한다.
'대지와 우리의 육신 사이에 신발이 있다. 신발의 고무 밑창 하나가 우리와 대지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시대와 아득한 선사시대, 우리가 짐작할 수도 없는 시대 사이에 신화가 있다. 그렇다면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 신화를 그냥 이야기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하라고 외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미궁이고 독자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로 미궁을 통과하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 책은 신화수록집이 아니다. 신화를 알려면 다른 책들을 구해서 읽는 편이 낳을 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신화를 이해하는 길라잡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