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코코넛오일 - 치매 없는 건강한 삶
시라사와 다쿠지, 다니엘라 시거 지음, 정난진 옮김, 박용우 감수 / DSBOOKS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아는, 코코넛오일 레시피라고는 한때 유행했던 방탄커피밖에 없다. 하지만 (복통과 설사 때문에) 조금만 넣어 먹을 수밖에 없고, 나머지는 상하거나 해서 버리게 될 것 같았다. 코코넛오일이 저렴한 식품은 아닌데, 이왕이면 다 먹으려고 레시피를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책 절반은 치매와 관련하여 '코코넛오일의 효능'에 대한 설명을 다룬다.

상당히 유익한 정보였다. 그렇잖아도 조기 치매가 있는 게 아닌가 해서 걱정했는데, 코코넛오일이 치매를 예방하고 개선한다니 유익하지 않을 리가 있는가. 게다가 치매뿐만 아니라 신경계 손상과 관련된 다른 질병들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에도 놀랐다.

 

신경세포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섬유근육통은, 예전엔 꾀병이라 해서 방치되었던 자가면역 질환이다. 나 역시 그것으로 꽤 오래 고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시작되었는데, 처음엔 그저 운동부족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했다. 그런데 낫지 않고 더 심해지더니, 나중엔 잠도 잘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대상포진으로 오인하기도 했고, 비싸서 잘 안 쓴다는 발트렉스도 듣지 않으니 목디스크가 아닌가 의심했다. 진통제도 듣지 않으니, 나중엔 그저 통증이 없어지길 바라며 묵묵히 견딜 뿐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 무릎 통증 때문에 재활의학과에 갔고, 그때 등이나 어깨 등 다른 부위의 통증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의사 선생님은 근막 어쩌고 하시고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약들을 처방해 주셨다.

부작용이 나타나긴 했지만, 그걸 견디며 계속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약 효과가 좋았다. 마치 지옥에서 빠져나와 천국에 간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부작용이 점점 심해졌다. 처음엔 단순히 어지럽고 나른하기만 했는데, 나중엔 글씨를 쓰기 힘들 정도로 손에 힘이 빠지고 졸음이 쏟아져서 비틀거렸다. 혈압도 떨어지고 발목 등 말초가 붓기 시작하니, 더 이상 먹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결국 약 복용을 중단했고, 부종이 빠질 때까지 하루 이상 걸렸다.

보통은 몸이 약에 적응해서 부작용이 약해진다고 한다. 나는 그 약을 먹을 수 없는 경우였다. 의사 선생님은 다른 계통의 약을 쓰면 된다고 하셨지만, 가능한 한 안 먹는 게 좋다고 하셨다. 통증이 있을 때만 먹으라며 소염진통제를 처방해 주셨다. 섬유근육통을 앓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진통제만으로는 그 통증을 없앨 수 없다 --진통제가 듣는다면 지금까지 고생했을 리 없다. 그래도 '안 먹는 것보다 낫겠지'라고 생각하고 먹는다.

의사 선생님이 먹지 말라고 하셨던 그 약들. 정체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더니, 중추신경계용 약이 포함되어 있었다. 신경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는 코코넛오일을 먹는다면, 신경계통 약으로 통증을 완화한 섬유근육통에도 당연히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코코넛오일을 이용한 요리로 카레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 레시피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사 먹는 카레에는 밀가루가 포함되어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일과 뿌리채소를 이용한 레시피들이 눈에 띠는데, 특히 과당은 내장지방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며칠 실험해 봤는데, 탄수화물을 먹은 날과 안 먹은 날의 체지방에 차이가 있었다. 어떤 날엔 체지방이 1%나 늘어났다. 자기 전에 코코넛오일을 먹었는 데도 말이다.

고작 며칠 먹고 나서 탄수화물을 먹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코코넛오일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가능한 한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 중 그대로 쓸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코코넛밀크에도 당분이 있는데, 코코넛밀크를 쓰는 레시피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치매와 코코넛오일의 관계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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