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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톤식 식사 가이드 - 케톤 생성 식이요법을 위한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6
세브란스병원 영양팀 외 지음 / 싸이프레스 / 2013년 6월
평점 :
일단.. 나는 흔히 알고 있는 뇌전증 환자가 아니다. 하지만, 얼마 전 섬유근육통으로 처방 받은 약들에 간질약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샀다.
케톤식에 대해 설명하는 다른 책들도 많이 있으나, 대부분 해외 서적이기 때문에 내가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이 책에 있는 레시피들은 한국인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그것도 의료인들에 의해.
의료인이라고 해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극도로 탄수화물을 제한하거나 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레시피가 난무할수록, 무엇보다도 보다 정확한 의료지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책 앞부분(전체의 약 1/3 정도 분량)엔 뇌전증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다. 뇌전증은 우리가 흔히 아는 간질인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증상이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앓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편견 때문에 병을 숨기고 치료받지 않는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게다가 소수점까지 정확히 중량을 계산하여 먹여야 한다니, 부모 특히 어머니가 치르는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할 것 같다.
한국인들에 의해 개발된 레시피라고 해도, 재료와 조리법 때문인지 서양식 느낌이 나는 것들이 많다.
가능한 한 오븐은 사용하지 않는 레시피를 원했는데--가스 오븐이든 전기 오븐이든 요금 폭탄을 피하기 힘들다, 80개의 레시피 중 21개가 오븐을 사용하여 만드는 음식이다. 그리고 나머지 중 21개가 볶거나 튀기는 음식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볶거나 튀기면 단백질이 변성되거나 지방이 산화하여 해로운 물질이 생긴다. 그나마 굽는 게 낫지만, 태우지 않으면서 적당히 익히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내가 실제로 써먹어 볼 수 있는 레시피는 절반 정도인 셈이다.
내가 가장 혼란스럽게 생각하는 재료는 기름이다. 기름만큼 상반되는 정보가 많은 식재료가 없는 것 같다.
최근의 책들에선 대부분의 기름들이 산화하기 쉽다고 나온다. 특히, 우리가 볶거나 굽는 데 많이 쓰는 올리브유도 산화하기 쉽다는데, 이 책에는 올리브유로 볶는 레시피가 제법 있다. 2013년도에 발행된 책이므로, 최근의 정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놀랐던 레시피 중 하나는 케토 잔멸치볶음이다. 내가 아는 흔한 멸치볶음이 아니다. 스프 같이 기름이 흥건한 반찬이다.
그걸 보며 '설마 애들에게 저 기름까지 마시게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 잘 먹지 않는 애들이 많다는데, 아무래도 '기름을 마시는' 데 거부감이 상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도 마시고 싶지 않을 것이다.
레시피 대부분이 알록달록해서 애들의 시선을 끌기에 적합하다. 내가 봐도 먹고 싶게 생긴 메뉴들이 상당하다. 그만큼, 요리하는 사람의 수고가 따른다는 의미겠지만. 하지만, 레시피 개발을 위해 정말로 노력을 많이 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의 식재료 정보를 취합하여 새로운 레시피도 개발되면 좋겠다. 이왕이면.. 기름을 마시지 않아도 되는 레시피가 많으면 좋겠다. 코코넛오일이 신경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하니, 코코넛오일을 이용한 레시피가 개발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