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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 안에 만드는 섹시한 몸매
크리시 갤러허 먼디 지음, 김희정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8월
평점 :
'섹시한 몸매'라는 부분을 보고 다이어트책이라 생각하며 덜컥 산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다이어트책이 아니다.
제대로 된 운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첫 장부터 '긴 설명 따위 필요 없고, 그냥 내 말대로 이 운동은 하고 저 운동은 하지 마라'고 명령(?)하는 책들만 봐 온 독자들에겐, 그 부분이 지루하고 쓸데 없이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다이어트책을 읽었는데, 이 책만큼 운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책은 보지 못 했다. 마치 해부도를 보는 듯, 전신의 근육 명칭, 위치, 모양까지도 알 수 있다!
결코 운동을 만만하게 생각해서 하라고 하는 책이 아니다. 근육을 단련하는 데 필요한 아령도 단순히 500g짜리, 1kg짜리가 아니다. 단련할 근육에 따라 추를 바꿔 달아서 무게를 조절할 수 있는 아령을 구해야 한다. 각 신체 부위마다 제대로 단련하는 데 필요한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아령을 구하기 어렵다면, 무게별로 아령을 구해놓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운동 순서를 아주 강조한다:
워밍업 - 유산소 운동 - 균형잡기 운동 - 근육 단련 운동 - 마무리 스트레칭
'균형잡기 운동'이란 표현을 이 책에서 처음 보았다. 문자 그대로 신체의 좌우가 대칭이 되도록 균형을 잡는 운동이다. 근력을 사용해야 하기에 생각보다 하기 어렵다. 균형을 잡으려다 유난히 흔들린다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근육이 약하다는 소리다.
모든 운동은 위 운동 순서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각 운동은, 난이도는 물론 신체 부위에 따라서도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그뿐만 아니라, 유산소 운동조차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이라 쓰고 '하고 싶은'이라 읽는다-- 동작을 선택하여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난 지금껏 운동이란 책에 나와 있는 대로 반드시 전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이 책엔 일반적인 다이어트책에는 없는 내용이 있다. 바로 척추 강화 운동, 산후 운동이다.
내가 이 책을 다이어트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여태 그런 운동법까지 나와 있는 다이어트책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통해 내게 척추 강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현재 내 몸 상태로는 산후 운동 정도밖에 못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도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운동 전 현재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난 전신 거울을 보면서도 내 몸이 대칭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몇 가지 스트레칭을 해서 좌우 증상이 다르다는 것으로 비대칭이라는 추측을 해 봤을 뿐이다.
둘째, 내용 전개 순서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이다. 척추 강화 운동과 산후 운동은 신체 부위별 운동요법에 선행하여 언급되어야 했다. 두 운동법 모두 가능한 한 허리에 충격을 주지 않는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신체 부위별 운동요법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제자리 뛰기 같은 운동으로 허리 상태가 악화되길 원치 않는다면, 책 뒷부분부터 읽어보길 권한다.
개인적으로, 발달 스트레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도 좀 아쉽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이 책의 내용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