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 서른 살의 강을 현명하게 건너는 52가지 방법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전편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비슷했나 보다. 저자는 그걸 의식하며 이 책을 썼다고 서문에 밝혔다.

 

나 역시 보다 실용적인 내용, 현실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을 원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다양성만큼이나 그 방법도 무한대로 있다. 가능한 모든 방법을 알 수도 없고, 안다 해도 그 많은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할 수도 없을 것이다.

혹시나 사전만한 두께로 그런 책이 나온다면 어떨까. 수많은 서른 살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방법을 찾아 사전 찾듯 페이지를 넘기는 모습을, 방법을 찾고도 '이건 내 성격에 안 맞아' 하고 더 나아 보이는 방법을 찾아 또 페이지를 넘기는 모습을 상상하니 재미있었다. 마치 심리검사를 하고 나서 내가 해당되는 유형을 찾아 보고, 잘 안 맞는 것 같으면 비슷해 보이는 다른 유형을 찾아 보듯 말이다.

그렇다 보니 가능한 방법은 한 가지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방법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그래서 저자는 무엇이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를 알려주고, 그들에게 자꾸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라고 했을 것이다. 정신분석가로서.

 

저자가 생각한 구체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자가 자신의 마음을 정신분석적으로 들여다 보게 하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일반인들 스스로 빈 의자 기법이나 싸이코드라마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거나. 예상은 빗나갔다. 저자는 전문적인 정신분석기법보단 심리학 용어를 많이 언급했다.

일상생활에도 적용 가능한 기법으로 경청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요 독자들이 '이 책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지 '이 책으로 남을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내용은 분명 이 책의 방향을 벗어나는 것이다. 다행히도, 그런 내용은 그것뿐이다. 더 있었다면, 누구 보고 이 책을 읽으라는 것인지 헷갈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전편에 이어 이 책까지 읽고 나서 확신하건대, 저자는 자신도 '어차피 ~다', '그저 ~일 뿐', '결국 ~이게 된다', '원래 ~인 것이다'와 같은 표현을 자주 쓴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저자마저 '무력감에 빠진 허무주의자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을 정도.

자살에 대한 부분도 그렇다. 저자는 우울 같은 감정과 심리적 갈등을 '내게 문제가 있다'고 알리는 정상적인 신호라면서, 정작 자신의 경험은 하지 말았어야 할 일처럼 수치스럽게 여겼다. 고통을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는 시도였다는데, 그게 정말로 수치스러운 일일까. 자살 충동을 정상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저자도 마음 고생하며 살아온 한 인간이라는 점에선 이해하지만, 누군가에게 힘내라고 조언하는 입장에서 좀 더 주의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 면에서, 저자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많이 이야기한 점이 양날의 칼이 된 것 같다.

 

전편의 문제점을 그대로 가져오기도 했다. 오히려 전편보다 더 많은 주제들을 다룬 까닭에 내용이 더 빈약해졌다. 황당하게도, 어떤 것은 몇 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내용은 아예 넣지 않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지만 전반적으로, 전편에 비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 흔적이 여기저기에 묻어 있다. 그게 독자들이 바라던 매뉴얼 같은 구체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지만, 문제해결사가 아닌 정신분석가인 저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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