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쓰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 라고 할 만한 아이이다. '나'와 같은 반 친구인 만주는 선생님이 자꾸만 내어주는 글쓰기 숙제가 버거워서 기운이 다 빠질 지경인데 그런 만주에게 '나'는 글쓰기의 비밀을 알려준다. 꼭 있는 사실을 적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꼭 나의 진심만 담을 필요는 없다라는. 이 글에서 '나'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요꼬의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외치면서 자꾸 글쓰기 숙제를 내어주는 내 모습도 떠오르고, 남들은 부담스러워 하는 글을 뚝딱-사실이든 진심이든 상관없이- 써내려가는 요꼬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까 하는 고민도 생기고, 어찌보면 만주를 쥐락펴락하는 모습에서 저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하는 조바심도 생겼다.
그러다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류토라는 전학생이다. 전학생은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거침없이 자신은 케타우루스자리 알파별 제3 행성에서 지구 조사를 하러 온 우주인이라고 밝힌다. 이 엄청난 발언 앞에서 과연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글쓰기에 있어서는 그게 사실이든 진심이든 상관치 않았던 요꼬가 현실에서 사실인지 진심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친구를 만났다. 이제서야 요꼬의 캐릭터가 이해가 된다. 상상은 거짓말과 다르다며 거침없이 사실과 다른 글을 써내려가는 요꼬이기에 엉뚱한 이야기로 자기를 포장하고 있는 류토를 이해할 수 있다. 만주를 쥐락펴락하는 것처럼 보였던 요꼬이기에 류토의 감추고 싶었던 부분까지 밀고 들어가서 류토의 곁에 함께 할 수 있었다.
꽁꽁 감추고 구석진 곳에 숨고만 싶은 친구들에게 요꼬같은 친구가 안녕, 우주인!이라 외치면서 거침없이 다가가준다면 이 세상은 한층 더 따뜻해 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