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믿음 - 인문학으로 푸는 믿음의 공식
이성조 지음 / 두란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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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믿음은 우리의 편안함을 깬다. 우리의 정의를 무너뜨리고 나의 셈을 근거로 한 세계를 무너뜨린다. 하나님의 무한성을 정말 믿으면 지금까지 그토록 내게 중요했던 것들의 세계가 죽는다. 그렇게 취약해 짐으로서 타자의 아픔과 고통 앞에 내가 받은 사랑을 그대로 전해주는 신앙인이 된다. 다시 타자 앞으로. 이것이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자세이다.

   이 책의 저자 이성조는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 초빙교수이자 토기장이의집 교회 리드목사다. 경영학과 신학, 그리고 교육과 철학을 넘나들며 폭이 넓고 깊으면서도 쉽게 읽히는 글로 대중과 소통한다. 저자는 기독교와 믿음이 점점 세상 지성인에게 비상식적이고 배타적인 것으로 외면당하는 이때, 기독교의 복음과 믿음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인문학으로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간다는 불합리함을 불편해한다. 1시간 일한 사람과 8시간 일한 내가 같은 임금을 받는다는 포도원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사랑이 공평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 앞에 이 이야기들은 힘을 잃는다. 연약할수록, 죄가 많을수록 더욱 사랑하시는 사랑의 원천이신 하나님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무한한 은혜인  n제곱으로 인해 무너지는  n-1 의 법칙. 십자가 앞에서 나의 법과 의가 계속 무너지는 취약한 신앙인이 될 때, 타자의 아픔과 고통 앞에 내가 받은 사랑을 전해줄 수 있다.

   저자는 믿음의 능력을 얻기 위해 타자 앞에 서 보라고 한다. 이 세상의 고통 받는 타자 앞에 정직히 서 보는 것이다. 타자의 고통 받는 얼굴 속에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사랑이 우리를 취약하게 할 때만이 우리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극복하고 믿음으로 오병이어를 드릴 수 있다. 바로 그때 이 땅에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이 펼쳐진다.

   믿음의 능력은 시간이 아닌 거리가 결정한다는 말이 나의 가슴을 쳤다. 먼저 믿은 자가 나중 되기도 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기도 한다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주께 가까이, 십자가로 가까이라는 말이 이제야 와닿는다. 나는 과연 어디쯤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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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미술관 생각을 더하는 그림책
탕무니우 지음, 남은숙 옮김, 이소영 해설 / 책속물고기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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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한 공원을 멋지게 바꿔 볼 수는 없을까?

이 동네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텅 빈 공원을 멋지게 바꾸기 위해 유명한 조각가인 쿠시 선생에게 조각상을 부탁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물들은 제각기 자신의 모습과 닮은 조각상을 기대한다. 하지만 정작 만들어진 조각상의 모습은 그들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기대와 다를 뿐만 아니라 전혀 알 수 없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동물들은 실망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조각상을 보기 위해 모인 동물들로 공원이 북적대기 시작한다.

 

조각가는 이 조각의 제목을 정하지 않았다. 조각상의 모습도 보는 사람마다 제각각 다른 해석을 내어 놓는다. 바로 이 점이 이 조각상의 위대한 점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나도 미술관에서 '무제'라는 제목의 많은 그림을 봐왔다.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려놓고 제목까지 '무제'라고 지어버리다니. 작가가 무책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전혀 다른 생각이 든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만 가지의 해석을 할 수 있는 것, 거기에 그 작품의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늘 정답만을 찾으면서 살아온 어른들이 정답이 없는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미술관이며 그 미술관의 전시가 삶의 현장 곳곳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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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 100년의 지혜, 老 철학자가 말하는 기독교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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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에게 기독교가 필요한가?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민감한 질문을 작가는 독자에게 과감하게 던진다. 그러면서 대답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독교가 되기 위해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 책은 기독교의 필요성을 구구절절 설명 혹은 변명하기보다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기독교가 되기 위해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지은이 김형석은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난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이다. 철학과 교수로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 냈고,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으며, 10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강연,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글을 읽어보면 100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생생함이 느껴지면서도 한 세기를 살아온 이의 깊은 통찰 역시 깊이 다가온다.

   작가는 이 글에서 교회가 종교적 진리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사회가 원하는 진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교회가 사회에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교회는 기복 신앙으로 흐르면 안 되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하든 예수 그리스도에 초점을 맞추고 한국 사회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또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의무를 생각해 보게 한다. 기독교의 권위는 사랑에서 나오므로 사랑함으로 권위를 되찾으라고 말한다. 여기에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을 더하라고 권면한다. 이것이 교회 안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사회 참여로, 인간 관계로 확대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인의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시대에 기독교(교회)가 과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던 것이 상당부분 해소가 되었다. 그러면서 나 역시 희망을 다시 갖게 되었다. 기독교가 변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바뀌면 되는 것이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사회 생활을 하고 인간 관계를 맺으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이로부터 변화는 시작될 것이다.

   글을 맺으면서 책의 한 부분을 인용하고 싶다. “행복한 의사는 바로 조금 어렵더라도 환자를 정말 사랑하는 의사입니다. 사랑이 있는 고생보다 더 행복한 건 없다는 것, 그것이 우리 인간관계의 행복입니다.” ‘의사라는 부분에 자신의 직업을 바꾸어 넣어 보라.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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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가 편한데 왜 다 같이 해야 해? - 어린이들에게 공동체와 ‘함께’의 힘을 일깨워 주는 생활동화 어린이 사회생활 첫걸음 2
최형미.이향 지음, 안경희 그림 / 팜파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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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혼자가 편한데 왜 다 같이 해야 해?라는 질문은 누구나 마음 속으로 한 번쯤은 다 해봤을 만한 것이다. 특히 교실 안에서 학생들의 입을 통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요즘 아이들은 형제 없이 자란 경우가 많고 그런 아이들이 모인 교실은 다른 누군가와 협력하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운 실정이다.

  이 책에는 교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 상황들이 제시되어 있다. 모둠 활동, 학급 회의, 반 티셔츠, 규칙, 공동체의 문제들이 그것이다. 유나라는 주인공을 통해 이 상황에서 생기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부분들과 감정들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가 이야기하듯 문제의 해결을 제시하고 독자가 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물음을 곁들인다. 독자는 유나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공감하다가 문제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책의 구성을 잘 활용하면 교실에서 좋은 수업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장면에서 유나의 상황이 반전을 이루어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를 드러내며 마무리 되는 부분이 좋았다. 읽는 내내 유나의 상황과 마음이 변하지 않는데에 조바심을 느끼던 것이 마지막에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공동체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의 힘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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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는 할 수 있어, 진짜진짜 할 수 있어 - 소피의 감정 수업 3 작은 곰자리 39
몰리 뱅 지음, 최나야 옮김 / 책읽는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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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기보다는 못해, 안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할 수 없는 일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할 수 있을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나 스스로 못할 것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경우이다.

소피도 처음에는 이런 것도 못하냐는 얄미운 언니의 반응으로 인해 난 아무 것도 못한다는 무력감에 빠진다. 선생님이 말하는 똑똑하다는 말과 자신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선생님은 몸에 근육이 생기듯 뇌도 튼튼해질 수 있다는 말과 아이들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격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마디인 "아직"이라는 말로 아이들을 이끌어간다.

'아직'이라는 말은 나에게 이제껏 부정적 의미에 가까운 단어였는데 이 책을 보고 전혀 다른 '아직'의 의미를 발견했다. '아직'의 '매직'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큼 놀라운 효과도 발견했다. 나는 이제껏 '어서', '빨리'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계속하고 있진 않았는지. 기다림과 격려 없이 아이들의 결과물만을 바라보고 있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못해, 안해라고 쉽게 외치는 아이들에게 아직의 매직을 알려주어야 겠다. 나 스스로에게도 아직을 외치며 아이들을 기다리고 격려해야겠다. 아이들의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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