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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훔치는 기술 ㅣ 그래 책이야 41
박현숙 지음, 조히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의 제목과 표지부터 매력적이다. '잘 훔치는 기술'이라는 제목에 복면을 쓴 개구장이 악당같은 표정의 두 친구 그림이 담긴 표지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확 끌 만 하다. 게다가 '수상한 시리즈'를 쓴 박현숙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중의 한 권이라니, 읽기 전 부터 흥미와 기대가 가득했다.
책을 펼치자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나를 반겼다. 한 아이의 아주 사소한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 다양한 인물들간의 욕구와 얽히면서 점점 큰 사건이 되어버리는 이야기가 흥미 진진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방법을 못 찾는 친구에게 엉뚱한 방법을 소개해주는 친구. 정작 본인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크게 만들어 말 그대로 '사건'을 만들어 버리는 친구. 의도한 적은 없지만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증거품을 입수하게 되는 친구, 이 사건과 별개로 누군가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떠벌리는 친구 등이 모여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나간다. 각 캐릭터가 다 공감이 되고, 이야기의 전개 역시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여러 캐릭터가 생생했지만 그 중에서도 사건의 당사자인 거북이에게 가장 눈이 갔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의 진심을 알아차리는 장면은 실제로 이렇게 아이들 사이에 진심이 통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친구의 마음을 얻는, '잘 훔치는' 기술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결국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라 진심이 정답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