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
캐린 케이츠 지음, 웬디 앤더슨 핼퍼린 그림, 이상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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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봄봄 출판사에서 펴낸 아름다운 그림책 아홉 번째 책이다. 아름다운 그림책이라는 이름에 아주 어울리는 책이다.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이라는 제목부터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처음 책장을 넘길 때는 실제로 그 책을 펼쳐보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마치 예쁜 천으로 꾸며진 것처럼 느껴지는 표지 그림과 따뜻하고 섬세한 책 속 그림은 읽는 내내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롤리는 방학 때 마다 가족과 함께 갔던 이모 댁에서 혼자 한 달 내내 지내게 된다. 이따금 혼자서 이모 댁에 가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자기만 내려놓고 부모님이 돌아가자 슬픈 감정이 밀려왔다. 이 때 이모는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을 찾으러 가자고 말한다. 


 롤리와 이모는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비밀책을 찾아 그 책에서 제안하는 일곱 가지 치유법을 따라한다. 일곱 가지 치유법들은 사실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천천히 그 치유법을 따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슬픔에서 벗어나 자신 보다 더 큰 어떤 것에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슬픔이라는 감정도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 때가 많다. 그렇기에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역시 대단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지 싶다.  


 어른이든 아이든 이 책을 보며 슬픔을, 때론 우울을 치료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나만의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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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진로 교육 - 진학과 직업에 몰입된 진로 교육 벗어나기
김덕년.유미라.허은숙 지음 / 교육과실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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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가 등장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획득하고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신인류인 포노 사피엔스는 순간적이고 특별한 경계가 없으며 지극히 개별적이다. 이러한 특징을 갖고 있는 신인류를 대상으로 어떻게 진로 교육을 해야할까.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혼란 속에서 교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교사의 역량이 무한으로 요구되는 것을 경험했다. 학생들도 함께 혼란을 겪었지만 그들의 신인류적인 특성이 드러나는 계기도 되었다. 사회적 요구에따라 진로 교육을 담당하던 학교의 역할도 그들에게 맞게 변화 되어야 한다. 더 이상 어떤 직업의 보장된 미래를 단정할 수 없고 특정한 진로의 성공 여부도 불분명한 이 상황에서 진로 교육이 할 수 있는, 해야하는 역할은 지금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다려주고 존중해주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역할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회에서 어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소유물로 보지 않고, 미성숙한 존재로만 보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대로 자기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거기에 국한되지 않고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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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훔치는 기술 그래 책이야 41
박현숙 지음, 조히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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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과 표지부터 매력적이다. '잘 훔치는 기술'이라는 제목에 복면을 쓴 개구장이 악당같은 표정의 두 친구 그림이 담긴 표지까지, 아이들의 흥미를 확 끌 만 하다. 게다가 '수상한 시리즈'를 쓴 박현숙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 중의 한 권이라니, 읽기 전 부터 흥미와 기대가 가득했다.

 

 책을 펼치자 역시 흥미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나를 반겼다. 한 아이의 아주 사소한 바람에서 시작한 일이 다양한 인물들간의 욕구와 얽히면서 점점 큰 사건이 되어버리는 이야기가 흥미 진진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방법을 못 찾는 친구에게 엉뚱한 방법을 소개해주는 친구. 정작 본인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크게 만들어 말 그대로 '사건'을 만들어 버리는 친구. 의도한 적은 없지만 사건의 실마리가 되는 증거품을 입수하게 되는 친구, 이 사건과 별개로 누군가의 비밀을 알고 있다고 떠벌리는 친구 등이 모여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나간다. 각 캐릭터가 다 공감이 되고, 이야기의 전개 역시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여러 캐릭터가 생생했지만 그 중에서도 사건의 당사자인 거북이에게 가장 눈이 갔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의 진심을 알아차리는 장면은 실제로 이렇게 아이들 사이에 진심이 통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친구의 마음을 얻는, '잘 훔치는' 기술이 부족한 요즘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결국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라 진심이 정답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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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하루만 고양이 우주나무 그림책 14
원혜영 지음 / 우주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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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 물어볼 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림이 예뻐서요, 제목이 재미있어서요라는 대답을 가장 많이 한다. 딱 이 책이 그 경우가 아닐까 싶다. 딱 하루만 고양이라니. 제목부터 너무나 흥미롭고 표지에 있는 아이와 고양이의 그림도 정말 사랑스럽다.

 

기대를 갖고 책장을 넘겨보면 점점 더 미소가 번진다. 한 장면 장면이 하나같이 다 사랑스럽다. 고양이가 된 모습을 상상하는 아이도, 그 모습을 그려놓은 그림도 참 예쁘다. 나는 고양이를 그닥 좋아하는 편도 아닌데도 이 정도로 따뜻해 지는 마음이라니,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얼마나 반갑게 다가올지 상상이 된다.

 

아이가 고양이가 되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다. 고양이가 되면 저렇게 다양한 일들이 가능하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고양이가 되고 싶은 아이의 마음에 동화가 되면서 이 책이 더 따뜻하게 다가온 것 같다. 이렇게 간단하고 짧은 이야기가 이토록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고양이를 그린 그림 하나하나가 굉장히 정교하고 애정이 담겨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진짜 고양이가 되면 어떨까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 같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보다 더 다양한 고양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움에 듬뿍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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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 -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교실 동화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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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들 보다 교직 생활을 늦게 시작한 나는 나름대로 꽤나 허용적인 교사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배추 선생과 열네 아이들을 읽으면서 교사로서의 나의 허용 기준이 꽤나 높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환경과 이 책의 이야기 속의 환경은 많이 다르지만 너무나도 낯선 교실의 모습에 조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 책에 나오는 교실 속 아이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학급 회의 연다. 선생님이 어떤 일을 결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회의 결과에 따라 실천을 한다. 때론 과한 벌칙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도 생기고, 엉뚱한 벌칙 때문에 곤란한 일도 생기지만 그마저 기꺼이 받아들이고 책임을 지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결정을 지지해주고 그 결정에 따라 벌칙에까지 동참하는 배추 선생의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지은이의 교사관이 녹아 있는 짧은 글은 배추 선생님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하게 하고 납득이 되게 하는 바탕이 되어주었다. 노래 음이 안 맞는 아이가 있다면 틀린 게 아니라 화음이고 글자가 삐뚤빼뚤 틀리면 작품이 된다는, 틀려도 괜찮아가 아니라 틀려야 아름답과 틀려야 달라지고 달라야 아름답다는 여는 글의 글은 나의 마음을 깊게 울렸다.

나는 아무래도 배추 선생님 처럼 교실을 운영할 수는 없겠지만 배추 선생님의 교육관을 되새기며 아이들에 대한 나의 허용 기준을 한뼘씩 낮춰가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과연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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