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로 맛보는 후룩후룩 이탈리아 역사 이케가미 슌이치 유럽사 시리즈
이케가미 슌이치 지음, 김경원 옮김, 김중석 그림 / 돌베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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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언제 파스타를 처음 먹어 보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아마도 제 나이 또래 라면 누군가의 결혼식 부페에서 접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밀가루로 뽑은 것이라고는 기름에 튀긴 뽀글뽀글 라면도 아닌 것이 국수는 면발이 가는 고명을 올려 놓은 잔치국수요, 굵은 것이라면 알싸한 청양국수에 반들반들한 애호박을 채썰기로 곱게 넣고 바지락을 가득 채운 칼국수 정도였던 우리네 억을꺼리에 언제부턴가 아주 자연스럽게도 파스타란 친숙한 음식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집에서도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게 파스타면과 각종 소스가 그득하고 요리 잘하는 남자가 대세(?)인 요즘에는 TV를 틀때마다 잘생긴 녀석 셰프들이 - 아... 뭐 쫌 질투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ㅎㅎ - 요리대결을 하거나 소개를 하는 흔한 음식이 파스타가 되어버린 지금 아.... 파스타가 이탈리아 음식이었던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먹었는데 돌배게 출판사에서 재미있는 책이 나왔네요.


음식과 함께 맛보는 이탈리아 역사라니 역시 이런 식의 책을 맛있게 쓸 줄 아는 작가가 일본인이라니 부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미시사를 접목하여 이런 말랑말랑하고 꽤 괜찮은 책이 요즘에는 간간히 나오기는 하지만 일본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이런 하이브리딕한 출판물이 풍성하게 쏟아져 나왔고 우리나라에도 번역이 많이 되었는데 말입니다.


여튼 우리가 보통 세계사 관련 책을 볼 때에는 유럽사나 동아시아 처럼 대륙별로 묶어 뭉텅거린 간략한 것이 많은 편이고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닌 다는 개별 나라의 역사를 읽기에는 전공자가 아닌 이상에야 꽤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결국 대중들에게 눈에 들기 위한 저자나 출판사의 전략은 아마도 예를들면 이 책처럼 파스타란 음식과 이탈리아 역사를 접목하여 호기심을 적절히 이끌어내어 대중들에게 읽는 즐거움과 시각적인 아기자기함을 보여주는 세련된 기획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자, 이 책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보통 짐작하다시피 일본 최초의 파스타와 전후 미국식 스파케티와 일본의 국수문화와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아.... 참 맛깔나게 풀어나갑니다. 그리고는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역사와 파스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사실 파스타란 음식에 대해 이렇게도 많은 이야기가 나올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예전에 인사이트 아시아-누들로드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는데 인상 깊은 장면이 많아서 머리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데 그때의 파스타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예를 들자면 생파스타와 아랍인인 가져다 준 지금의 건조 파스타의 만드는 장면들과 파스타의 원형과 만두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곳곳에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그림과 이미지들 입니다. 아이들이 그린 듯한  꾸밈없는 그림들은 원시의 순수한 감정과 함께 유쾌한 힘이 보여지는 듯하며 다른 역사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중세시대의 그림은 세월을 넘어선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탈리아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탈리아 지도를 그려 놓은 곳에 각 주의 명물 파스타를 소개한 페이지는 정말이지 로또라도 맞는다면 당장이고 떠나 다이어트 걱정없이 일 일곱개의 주를 한달돌안 돌아다니면서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말이죠.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체사레 마르키가 한 말 그대로 파스타는 이탈리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며, 파스타의 역사는 이탈리아 역사의 역사 그 자체라는 사실(p.245)'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파스타에 담긴 여러 사실을 이렇게 재미 있게 만나는 행운을 여러분도 맛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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