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군주론 - 이탈리어 완역 결정판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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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간만에 다시 군주론을 읽어본다.

처음 군주론을 읽었을때가 한 육년은 넘었을 것이다. 까치글방에서 나온 번역본이 제일 읽을만하다 하기에 집어 들긴 했는데 갑자기 왜 군주론을 돈을 주고 사서 읽을 생각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쓸데없는 물욕이었는지 겹쳐 읽기를 하다 얻어 걸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에 다시 읽게 된 신동준역의 것을 비교해 같이 읽어 보려고 하니 어느 책더미에 쌓여 있는지 보일지 않기에 포기...... 거기에 같은 잉글레 제본의 최신판을 사용했다고 하니 큰 의미는 없을 듯 싶다. 어쨌든 서가 어딘가에 있겠지 싶어 당시 읽고 난 뒤 간단한 감상을 올려 놓을 것을 찾아 읽어보니 상당히 부정적인 문장이 많은 걸로 보아 세상에 참 불만이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엔가 올재 클래식스에 나왔기에 재독을 하였는게 올재 특성상 재능 기부를 받아 절판된 책을 주로 내기 때문에 찾아 보았더니 역시1990년과 1998년에 삼성출판사에서 나왔던 판본 이다. 역시 그때 읽고 난 뒤의 촌평을 뒤에 적어 놓았는데 한줄 요약으로 이 책이 과연 지금도 유효한 것일까 ? 란다. 이탈리어과 교수인신 임명방 교수가 번역한 저본은 1966년 Giluio Dinaudi Edit판이라고 하는데 인간사랑에서 나온 신동준님이 번역한 판본과는 다른 듯 싶다. 실제로도 많은 차이가 보이는데

 

한가지 예를 들자면 3장의 경우 임명방 역에는 

" 프랑스의 루이 12세가 단숨에 밀라노를 점령하였다가 또한 순식간에 이를 상실한 것, 이때에 로도비코가 소수의 자기 부하만으로 이를 해치울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즉, 그곳 주민들은 루이12세를 위해 성문을 열었지만 후에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거과 그들이 기대했던 미래의 행복에 대한 꿈이 깨진 것을 알아차려 새로운 군주를 더이상 모시기가 힘들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 하고 하였는데

 

신동준역은 "1499년 10월 프랑스 국왕 루이 12세가 루도비코 스포르차공이 다스렸던 밀라노를 일거에 점령했다가 이듬해인 1500년 2월 곧바로 상실한 것도 바로 이때문인다. 최초 밀라노 탈환 때 루도비코 스포르차는 자신의 군대만으로도 능히 루이 12세를 몰아낼 수 있었다. 루이 12세에게 성문을 열어 준 백성은 기대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자 이내 새로운 군주의 억압적인 통치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빼문이다." 인 것으로 보아 이 둘은 필사본에 대한 차이가 있는 듯 싶다.

 

연도를 명확하게 기술한 것은 후대에 시대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 필사자가 임의로 넣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원서 대조를 해보지 않는 이상 잘 모르겠고 어쨋든 마키아벨리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 생각이 들어 두 책을 비교하면서 굳이 읽을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이 부분은 넘어가고 위에서 말한대로 이 책이 현재에도 유효한지에 대해서만 몇가지 보기로 해야 될 것 같다.

 

군주론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18장인 '군주는 어떻게 약속을 지켜야 하는가'이다.

 

 

"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데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약속한 이유가 소멸됐을 때 약속을 지킬 수가 없거니와 지켜서도 안 된다." 라고 하였는데 이것이야 말로 인간 역사의 과거와 미래에 이르기까지 변치 않고 이어나갈 위대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한다. 지금의 대통령을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은가. 지도자는 그래야 한다..... 그러면 그 지도자 안의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 말을 지도자의 입에서 직접 듣는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과연 그 당시 바티칸이 금서로 정한 이유가 바로 저것이 아닐까 싶다. 지도자는 기본적으로 국민을 믿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야만 지도자로 오래 살아남아 길이 길이 벽에 똥칠할때 까지 후대에 부귀영화를 누리며 혼자서 잘 처먹고 잘살지 않는가 말이다. 군주론은 그리하여 국민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며 지도자가 어떻게 나올지 대응할 수 있는 교과서 같은 것이 아닐까? 그러한고로 이책은 여전히 유효하고 대중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약하고 쓰라린 고전인 것이다.

 

당시 마키아벨리와 같은 지도층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이 시선은 지금 현재의 지도층과 놀랍도록 일치한다는데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물론 나름 뉴스를 통해서 나름 적응되었다 하더라고 본인들.. 스스로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직접 들어보면 충격은 상당하다.

 

마키아벨리가 프란체스코 베토리라는 로마 교황청 주재 피렌체 대사에게 보낸 편지 구절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 저는 이처럼 벼룩처럼 하찮은 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머릿속에 핀 곰팡이와 가슴속에 악의로 가득찬 운명에 대한 저의 서운한 감정을 털어내곤 합니다. 운명이 저를 이처럼 형편없이 취급한 것을 두고 과연 부끄럽게 여기는 지 여부를 알 수 있다면 저는 이런 식으로 거칠게 짓밟히는 것도 감수할 것입니다. "

 

이쯤에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지난 4월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정몽준의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국민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 라고 촌평을 남긴 만 18세의 재수생은 차디찬 물속에서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아이들은 자신과는 다른 별세계에 사는 하등한, 벼룩같이 하찮은 자들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마키아벨리처럼 말이다. 그리고는 군주에게 부름을 받지 못하여, 정확하게 말하자면 본인이 그렇게도 바라던 공화정이 도래하였음에도 등용하지 못하여 충격을 받아 갑자기 죽은 것은 마키아벨리가 그렇게 모시고 싶어 했던 그 군주가 그를 벼룩처럼 하찮은 존재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는 그리 말할 것이다. 그리 좁게 보지 말고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말 하고 싶었던 넓은 세계를 보고 배우고 실행하라고.... 냉철한 눈으로 군주론의 리더십을 배우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감히 그렇게 말하고 싶다. 이런 것을 배우고 실행하려는 지도자는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할 수 없다.

 

"현명한 군주라면 백성의 선택이 아닌 자신의 선택을 기반으로 권력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 란 말로 성공의 비결을 뽑는 걸 보면 지금 이 나라에서 큰소리 떵떵치며 살아가는 분들이 이 책을 참 열심히도 읽고 잘 들 실천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하늘에서 우러나올 지경이다.

 

군주론은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현실적인 감각이 빛나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대로 행하려고 하는 자는 성공할 것을 알기에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우리의 앞날을 망치지 않도록 힘써 이 책을 반드시 꼭꼭 씹어 먹어야 할 것 같다. 고맙다 마키아벨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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