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펭귄클래식 4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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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12월엔 남들 다 하는 영어 독해가 후지다고 나름 판단하여 공부도 할 겸 어렵지 않는 책을 찾아다녔는데 이 달엔 크리스마스가 있는 터라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를 골라 쉬엄 쉬엄 읽어 보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사전 찾기가 귀찮아 두권을 둘다 들고 다녔는데 페이퍼 백이라 가능한 일이지 아니였을까 싶기도 하고.  펭클 두근두근님의 [까페 런던] 을 쫒아 가보려 했으나 원체 삶이 무규칙적인 데다가 수준이 너무 높기도 하여 혼자 진도 나갈때 까지 보자는 심산이었는데 의외로 빨리 끝나게 되더군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복문이 상당히 많아 애를 먹었습니다. 그래도 스토리가 꽤 익숙한지라 나름 선방... (다시 기초부터 해야 할까 봅니다 흑...) 원서는 기존 펭클 판형보다 약간 작지만 표지가 훨씬 선명한 편이고 그외는 같습니다. 삽화 은근히 기대했는데 살짝 실망 ( 뉴욕 피어폰트모건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초판을 그대로 살렸다고 해서 혹시나 컬러 도판을 하나라도 넣어주나 싶었는데 원서도 삽화는 번역판도 같더라구요.)

 

   생전에 크리스마스 할아버지라 불리울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사후에도 한번도 절판된 적이 없을 정도로 널리 읽혀지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역시 초등학교때 축약본으로 읽어 본 후 제대로 된 원본은 처음 읽어보는데요. - 아... 초등학교 5학년때 스쿠루지 연극하던 때가 30년이 넘어서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이는 내가 말리 유령 역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거니와 (색종이를 동그렇게 오려붙인 다음에 길게 늘여뜨려 쇠사슬을 온몸에 칭칭 동여맸는데 이건 꽤나 창피한 일이라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 알록달록한 쇠사슬이라니 원...) 내가 좋아했던 여자아이가 조카의 부인으로 나왔는데 그 조카가 나와는 일종의 연적인 동시에 라이벌 관계에 있어 몹시 분했던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그 유명한 묘지 장면에 대한 묘사는 생각보다 분량이 없어 의외였고 (사실 연극의 하일라이트 였는데 말입니다....)  책표지에 나오는 페치위그 씨의 축제 대목은 연극 자체에선 통편집 되어 다소 생경했는데요 디킨스식 화려한 묘사에 - 이를 테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악사는 이런 경우를 대비해 특별히 준비를 해 둔 흑맥주 술통으로 가서 얼굴을 처 박았다. 그랬다가 이 정도 추고 쉬느냐고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등장해서는, 춤추는 사람들도 없는데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마치 조금전의 악사는 녹초가 되어 들것에 실려 나가고, 지금 막 새 악사가 도착해서 쓰러져 죽어 없어질떄까지 해보자고 굳게 결심한 것 같았다.]  읽는 눈이 다 흥겨워졌지 뭡니까.

 

  어쨌거나 <크리스마스 캐럴>보다는 주인공인 스쿠루지 영감만 기억났던 이 책이 머리 속에서 둥둥 떠다니면서 성탄전날 크리스마스 이브 교회에서 아기 예수 마굿간에서 태어난 연극 하던 기억과 (늘 저는 동방박사 3 이 역할로 주어졌지요) 누이들 따라 새벽송(케럴링이라고도 하는데요. 요즘은 잘 하지 않더라구요) 부르면서 동네 돌던 아련한 기억이..... 음.. 고딩으로 올라간 후 교회에 가 본적이 거의 없어서.... (저를 아껴주시는 모 전도사님은 늘 저를 위한 감사기도를 올려 주신다는 데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만..) 매해 크리스마스때 떠오르는데요 올해는 처음으로 혼자 보내서인지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 심지어 회사 출근까지 해서 온종일 일을 했던 터라 - 공교롭게도 그날 이 책을 모두 읽고 나니 몸이 살짝 움직여지더군요. 특히나 꼬맹이 팀에게 양부가 되어주기까지 해주었다는 이야기가 나올때는 괜시리 웃음이 삐죽삐죽 튀어나왔습니다.

 

  아... 그리고 이 책은 크리스마스에 대한 근사한 단편이 무려 일곱편이나 들어 있습니다. <가난한 일곱 여행자와 몇 몇 단편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작품이라고 하니 눈여겨 볼만 하겠습니다. 또한 < 늙어가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란 무엇일까 > 라는 단편집 또한 곱씹어 볼만 하겠죠.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즐거운 날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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