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펭귄클래식 48
조지 오웰 지음, 이기한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BIG BROTHER IS WATCHING YOU

 

 전쟁은 평화, 자유는 속박, 무지는 힘

 

 

 

  2011년 겨울이 슬슬 다가오는 느낌이다. 조지 오웰의 [1984] 참 오래도 읽었다. 세번이나 읽어 다 아는 내용을 곱씹어 가기엔 슬슬 인내심에 바닥을 드러낸다. 라면을 끓여 냄비 받침대로 쓰려고 신문을 헤적거리다 보니 그 틈 사이로 이 책이 뒤집어진채 놓여있다. 순간 알 수 없는 분노가 마음 속에서 들불일어 온 산을 태워버릴 듯 쏟아진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비정상적인 가진자의 마음도 저러할 것이리라. 북한을 방패삼아 끊임없이 우리를 협박하고 하고 싶어 한 말은, 밥그릇을 뺏어 버림으로 속박하며 국민들에게 무지를 강요하는.

 

  어찌 1948년도의 디스토피아는 1984년도를 지나 2011년도에도 폐기되지 못한 상태에서 심심풀이로 읽지 못하게 되는지...... 하하.. 정말 이거 예언서인가...... 이 땅, 12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입맛이 씁쓸함을 떠나 이런 세상에선 별로 살고 싶지 않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1984는 여러모로 지금의 한국 사회에 끼워넣어도 무방할만큼 대단히 흡사하다.  우리의 영웅이 될뻔 했던 주인공인 윈스턴 스미스는 진리부에서 근무를 한다. 진리부라고 ? 여기는 거짓을 조장하거나 기록변조를 하는 곳이다.  지금의 한국 검찰에서 일하는 셈이다. 아... 물론 검찰이 한 99%는 진실한 진실을 찾는 일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물론 검찰내에서 양심의 소리는 스미스처럼 아주 조그맣게 들리지도 않게 소리가 날듯 말듯 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아... 이것도 또한 주어를 빼야 하나...... 명예훼손으로 고발 고소당하지 않으려면.....

 

 스미스는 체제에 반기를 들려고 했다. 왜 ? 양심에 어긋나는 일을 하기 때문에 ? 글쎄.... 무의식적인 인간 본연에 충실하려고 했기 때문은 아니였을까... (비겁하게도 나는 성선설에 희망을 거는 편이다.) 그의 대척점에 있는 오브라이언은 어떨까 ? - 모든 인간을 전부 성선설에 대입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人間들은 성악설에 가까운 사람도 있지 않을까 ? 그리하여 세상은 불공평하며 인간또한 불완전 하지 않은가 말이다. - 체제의 수호자이며 어쩌면 그가 빅 브라더의 후계자인지도 모를 일이다. 스미스는 죽기 직전에야 빅 브라더의 무한한 사랑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는데 그 과정을 보자니 한국의 모 국회의원이 모락모락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민주화의 열사로 시작해서 거대 여당의 거시기까지 떠올랐다가 토사구팽의 위기에 몰린 듯한 모양새의 소유자.... 물론 스미스와는 좀 다른 선에서 출발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면에서 오브라이언의 인간 내면은 어떤가. 외형적 실체가 없는 듯 하지만 기득권의 최상위층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 보며 우매한 일반 대중의 사소한 것 하나 까지(아... 그들은 아직도 우리를 지도 편달해야 할 어리석은 백성들로 보고 있다. 네까짓 것들이... 발톱에 때만도 못한 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우리가 그리 정했다면 당연히 따라 와야지. 조금 배웠다고 설치는 꼴들이라니....) 조정하고 조작한다. 윈스턴과 줄리아를 농락하듯 말이다. - 얘네들은 그때 만큼은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었지만 싸구려 스릴러 소설에서 처럼 모든 것은 오브라이언 류의 지적 설계(?) 에 의한 것이지 않았던가.

 

  이 둘의 중간지점엔 상당히 모순적인 - 마치 요즘의 젊은 아해, 미안한다 1년에서 ~4년전 쯤 전의 아해들을 보는 듯한 줄리아가 인상적인데 다음 세대를 생각지 않고 나의 일에만 관심이 있는, 그리하여 정치적으로 어찌되던지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하는 ( 그리하여 윈스턴 스미스는 그 유명한 말을(?) 내뱉었는데 "당신은 허리 밑으로만 반역자군요") 그녀는 1984에 어울리지 않는 명랑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흠... 뭐 바꿔 말하자면 그런 성격이 아니고서는 저런 정신나간 환경속에서 버틸 수가 없었겠지 하는 안쓰러운 마음도 있고, 어쨌거나 그에 머물지 않고 각성하는 그녀의 사랑스런 모습은 소설 속에서 유일한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꽤 비극적인 1984의 결말은 처음 읽었을 당시와는 달리 - 그때는 어릴때라 어안이 벙벙했으며 뭐 이딴 그지같은 소설이 있지 라고 집어던진 것 같은데 -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두번을 더 읽고 나니 울컥 눈물이 솓구친다.  [ 투쟁은 이제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는 이제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  집단앞에 무너져 내린 스미스의 마음이 역설적으로 내 보여진 마지막 문장은 두고 두고 공포 속 트라우마로 각인되어 버렸다. 인간의 의지란 집단의 무지 속 공포와 세뇌 속에서 무력할 수 없다는..... 지금 2011년 생존의 밥줄을 끊어 저항을 분쇄하려는 대한민국 0.1% 기득권의 세력은 빅브라더와 다를 바 없는 망령들이다. 

 

펭귄 클래식 코리아에서 도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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