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에 대하여 - 박상영 연작소설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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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도시의 삶에서 하루에도 수천번씩 흔들릴 마음을 붙잡아줄 사랑한다는 그 믿음에 대하여, 그 얄팍함과 연약함에 대하여, 그 불완전함이 주는 기대와 또 다른 불안에 대하여

꽤 오랫동안 나는 배서정과 매거진 C의 사람들을 원망했었다.
그들의 면전에 대고 신입사원에 불과했던 우리에게 도대체 왜 그랬냐고 묻고 따지고 싶었다. 어느덧 나는 그때의 배서정과 비슷한나이가 돼버렸고, 딱 그만큼 나이든 모습이 되었다.
서른한 살, 벌써 네번째 신입 사원이 된 나는 스물세 살에 잡지사에 들어와 내 나이 무렵에 이미 팔 년 차 직장인이었던 배서정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나도 모르는 새 내 삶에 옮겨붙은 어떤 안간힘의 궤적을 말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배서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배서정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나와 황은채를, 요즘 애들이라고 이름 붙여진 불가해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사실을 어떤 종류의 이해는 실패하고 나서야 비로소 삶의 자세로 남기도 한다. 내게는 그 시절이 그랬다. - P62

소설가 K와의 인터뷰는 즐거웠다.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나는 그게 부러웠는데, 그때의 내게 결핍된것이 그런 판단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있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것들. 내가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된 게 언제부터였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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