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야 알 수 있었던 아버지의 모습. 그리움과 희미한 추억들 사이로 떠돌며 퍼즐조각 맞추듯 아버지를 그려본다. 그러다 문득 서글퍼진다.

두려움을 이기고 작은아버지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찾아와줄까. 설령 오지 않는다 해도 아버지는, 마루에 우두커니 앉아 동생의 모진 말을 묵묵히견뎌내던 아버지는, 이번에도 타는 속을 소주로 달래며,
나는 모르는 씁쓸한 인생의 무언가를 되새기지 않으려나하면서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보았는데, 아버지는 당연히그거사 니 사정이제, 모르쇠로, 나는 어딘지 모를 어딘가를 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게, 아버지의 사정은 아버지의 사정이고, 작은아버지의 사정은 작은아버지의 사정이지, 그러나 사람이란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사정을 들여다보려 애쓰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아버지는 그렇게 모르쇠로 딴 데만 보고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뭐 그런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작은아버지가 미국의 유명 아나운서 처벅이 죽은 그날처럼 취해서차라리 대자로 널브러지기를, 그래서 올 수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 P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